▲"LH 매입임대주택사업 혈세낭비 관련 감사청구"경실련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LH 매입임대주택사업 혈세낭비 관련 감사청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매입임대주택 제도는 2004년 도심 내 최저 소득계층이 현 생활권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기존의 다가구주택 등을 매입하여 저렴하게 임대하기 위해 도입됐으나 감정평가를 주택매입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 폭등과 맞물려 혈세낭비 논란을 낳고 말았다"며 "이에 LH는 경실련의 문제제기를 일부 수용하여 기존주택 매입가격 기준을 건설원가로 삼기로 했으나 그로부터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정부와 LH는 매입기준을 기존 수준으로 되돌려 버렸다"고 지적했다. 또한 경실련은 "매입임대주택은 잘만 활용하면 무주택 서민에게 효과적으로 공공주택을 공급해주는 좋은 정책이 될 수 있지만 현행대로라면 업자들에게 혈세를 퍼주는 정책으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며 "매입임대주택제도 혈세낭비에 대한 철저한 감사를 촉구하며 'LH 매입임대 혈세낭비 실태 철저히 감사! 세낭비 재발 막기 위한 엄격한 가격기준 제시! 신축약정매입 방식매입 전면 중단!"을 촉구했다.
이정민
LH의 매입임대주택 매입 가격이 통상적인 수준을 크게 웃돈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정흔 경실련 토지주택위원장(감정평가사)은 "(최근 논란이 된) 해당 지역의 2020~2024년 국토부 실거래가를 보면, 전체 거래량이 1만3000건 정도인데, 그중 3억5000만 원 이상으로 거래된 매매건수는 752건으로 전체의 5.8%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신축 다세대주택의 평균 면적은 약 30㎡(10평)이고, 평균 거래 가격은 3억 원"이라며 "LH에서 매입임대주택을 매입한 금액은 5억 원, 6억 원을 넘어 7억 원에 육박하는데, 그 주변에 거래되고 있는 거래 가격을 현저히 벗어나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화곡역에서 1km 정도 떨어져 있는, 역세권도 아닌 다세대주택을 (LH가) 6억9900만 원에 매입한 사례가 있는데, 화곡역에 있는 아파트 가격이 약 7억 원"이라고 했다. 조 위원장은 "시장, 소비자의 판단에 비춰봐도 현저히 벗어나는 매입 가격"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 엄중하게 감사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LH의 고가 매입 행태가 공공주택특별법 취지를 역행하는 처사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백혜원 경실련 시민입법위원(변호사)은 "공공주택특별법 43조에선 LH와 같은 공공주택 사업자가 기존 주택을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하고, 국가 또는 지자체로 하여금 이를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했다.
사문화한 공공주택특별법
이어 "또 공공주택특별법 44조에선 건설업자가 건설 중인 주택을 LH와 같은 공공주택 사업자에게 공공임대주택으로 매입할 것을 제안할 수 있게 하고 있다"며 "공공주택 사업자가 이를 매입하는 경우 국가 또는 지자체가 재정 등의 수준을 고려해 이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뿐만 아니라 LH는 한국토지주택공사법에 따라 자본금 전액을 정부가 출자한 공기업"이라며 "따라서 LH가 공공주택특별법에 의해 국가로부터 지원받은 자금을 사용하는 경우 혹은 자체 예산을 사용하는 경우 모두 공적자금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위원은 "공공주택특별법 1조를 보면, 이는 서민의 주거 안정 및 주거 수준 향상을 도모해 국민의 쾌적한 주거생활에 이바지하기 위해 제정됐음을 알 수 있다"며 "당연히 관련 예산은 서민의 주거를 안정시키는 방향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LH가 고가에 주택을 매입해 국민 혈세를 낭비하고, 주택을 새로 짓는 과정에서 기존 세입자들을 내보내 주거를 불안정하게 하고, 고가 매입으로 주택 가격을 상승시키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오히려 서민의 주거 안정이라는 공공주택특별법 목적에 역행하는 모습"이라며 "LH의 사업 방식과 공적자금 사용에 대한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경실련은 매입임대주택 제도 개선 방안으로 ▲ 신축 매입약정 방식 전면 중단 ▲ 매입기준 대폭 강화 ▲ 공공우선 매수권을 활용한 전세사기 주택 적극 매입 ▲ 매입임대 주택 정보 투명 공개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