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미 노동부에 '불법 아동 노동'으로 소송 당해

등록 2024.05.31 13:51

수정 2024.05.31 14:04

현대자동차가 13살 아동을 불법으로 고용한 혐의로 미국 노동부에 소송을 당했다.

30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는 현대자동차와 부품 공급업체, 인력 파견업체 등 3개 회사를 13살 아동을 공동으로 고용했다며 해당 회사들이 아동을 불법적으로 고용하는 것을 방지할 것과 아동 노동과 관련된 이익을 포기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연방법원에 제기했다.

미 노동부는 현대자동차의 미국 부품제조 자회사인 '스마트(SMART) 앨라배마'의 루번 공장에서 공장에서 13살 소녀가 차체 패널과 같은 자동차 차체 부품을 조립하는 라인에서 주에 최대 60시간 동안 일한 사실이 노동부 조사 결과 드러났다고 밝혔다. 미 노동부는 해당 소녀는 인력 파견업체인 '베스트 프랙티스 서비스(Best Practice Service)'가 모집해 고용했다고 덧붙였다.

미 노동부 "현대자동차, 사실상 고용주로서 책임 피할 수 없어"

미 노동부는 해당 소녀가 2021년 7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스마트 공장에서 일했으며, 다른 두 명의 아동 또한 공장에서 고용되었다며 현대자동차가 협력업체에 아동을 고용함으로써 "최저 임금, 초과 근무 또는 아동 노동 조항을 위반하여 생산된 상품"의 주 간 상거래를 금지하는 공정근로기준법 조항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시마 난다 미 노동부 변호사는 성명을 통해 "현대자동차는 사실상 고용주로서 아동 노동 위반에 대해 부품 공급업체나 인력 제공 업체를 비난함으로써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며 현대자동차의 책임을 강조했다.

제시카 루만 미 노동부 행정관 또한 성명에서 "이 나라의 조립 라인에서 13살 소녀가 일하는 모습은 양심에 충격을 준다"며 "우리는 불법 아동 노동을 중단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모든 고용주가 불법 행위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현대자동차는 미 노동부의 소송이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현대자동차 미국법인은 성명에서 아동 노동은 "우리가 기업으로서 추구하는 기준과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미 노동부가 "부품 공급업체의 행동에 대해 현대자동차에 부당하게 책임을 묻는 전례 없는 법적 이론"을 적용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부품 공급업체인 스마트는 <뉴욕타임스>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사업을 중단한 인력 제공업체, 베스트 프랙티스 서비스의 대표와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전했다.

현대자동차, 이전에도 아동 노동 논란에 부품제조 자회사 지분 매각해

현대자동차가 아동 노동과 관련해 논란이 일어난 적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7월 로이터통신은 스마트의 루번 공장에서 과테말라 출신 아동들이 불법으로 일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최소 10여 명의 아동이 학업을 포기한 채 해당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현대자동차는 해당 보도에 대해 "현대자동차와 관련된 어떤 회사에서도 불법적인 고용 관행은 용납되지 않는다"며 "우리는 모든 지방법과 주법, 연방법의 준수를 요구하는 정책과 절차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 또한 "부적격자를 고용했다는 어떤 주장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2023년 2월, 현대자동차는 29개의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자체 조사 결과 자회사인 스마트와 협력사인 'SL 앨라배마' 등 두 개 업체에서 아동 노동이 자행되었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는 주주 서한에서 "스마트와 SL 앨라배마는 미성년자를 법정 연령 이상이라고 허위 증명한 인력 파견업체와 관계를 종료했다"며 과반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스마트의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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