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들보전시민모임은 1일 세종 장남들에서 ‘금개구리 학교 1교시’를 열었다.
김지훈
"엄마, 기분이 너무 안 좋아."
"너무 징그러워."
"발바닥이 미끌미끌해서 이상해요."
처음엔 주저했다. 손사래도 쳤다. 무릎까지 바지를 걷고 엄마아빠와 함께 20여명의 아이들이 모내기를 하러 맨발로 논에 들어갈 때였다. 여기저기서 비명과 환호성이 교차했다. 절반은 겁이 났고 절반은 즐거웠다. 하지만 모내기가 시작되자 굳었던 아이들의 표정이 금세 밝아졌다. 아이들은 고사리 손으로 모를 한 줌씩 잡고 엄마아빠가 가르쳐준 대로 논바닥에 꽂았다.
1일 세종시 장남들에서 진행된 '금개구리 학교 1교시' 풍경이다. 이날 장남들보전시민모임(시민모임)은 세종시민들을 대상으로 4년째 이어온 금개구리학교를 진행했다. 이날은 올해 첫 행사다. 시민모임은 장남들 벼 수확기까지 최소 4번, 많게는 7번 정도 야외 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11가족 20여 아이들, 맨발로 논에 들어가 모 심기
이날 11가족, 20여명의 아이들의 소개가 끝난 뒤 김지훈 시민모임 대표는 처음 온 가족들을 위해 장남들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를 했다. 김 대표는 "이곳은 세종시 도시계획을 하면서 정중앙에 남겨놓은 공원부지인데, 벼농사의 역사문화 공간, 생태공원으로 유지되고 있다"면서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다음세대에게 물려줄 것이 많은 데, 물고기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물고기랑 같이 사는 법을 물려줘야 다음 세대들이 잡을 물고기가 생길 것입니다. 도시 출신인 저도 이곳에 와서 농사법뿐만 아니라 농부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는데, 많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이런 것을 배우면 좋을 텐데, 지금은 그러지 못해서 이렇게 금개구리 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이어 "이곳에는 겨울에 큰고니, 흑두루미, 큰기러기 등 시베리아에서 날아오는 철새 친구들이 많다"면서 "수많은 멸종위기종들을 지키려면 자주 들판에 나와야 하고, 지역에서 팬클럽이 만들어져야 하는 데, 우리 세종에 있는 친구들에게 소중한 공간을 널리 알려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