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걷기황산공원 황톳길 맨발걷기
이명화
흔히 발의 기능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체중을 유지하고 원하는 곳으로 이동시키는 도구로 생각한다. 하지만 '발에는 중요한 한 가지 기능이 숨어 있다'고 한다. 그것은 '걷기의 혈액펌핑 기능'이다. 걸을 때 발을 땅에 디디면 몸의 중량으로 발에 분포된 혈관이 수축되고, 발을 땅에서 떼어 들어올리면 그 누르는 힘이 없어져 혈관이 팽창되는 원리다.
그러니까 이 발바닥 혈관의 수축과 팽창의 반복작용으로 혈액이 발바닥에서 심장으로 다시 올라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발은 제2의 심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옛말에 '하루 12번씩 맨발로 문턱을 디디고 넘으면 오래 산다'는 말도 있다.
맨발로 걸으니 발이 가볍고 자유로웠고, 걷고 나서 발을 씻을 땐 시원했다. 더 시원한 것은 발을 씻고 난 후였다. 다시 양말을 신고 신발을 신었음에도 불구하고, 발이 땅과 접촉하고 난 뒤에 한참 동안 발 밑이 후끈거렸고 혈액순환이 잘 되는 느낌이었다. 나는 손발이 찬 편이라, 겨울이 되기도 전에 추위를 타는데, 한참 동안 발 밑이 가벼우면서도 후끈한 느낌.
생각해보면 현대인들은 문명이 발달하면 할수록 자연과 멀어졌고, 맨발을 땅에 딛는 시간이 많지 않은 것 같다. 걷기보다 차로 이동하는 시간이 많고, 흙과 땅을 밟는 시간보다 아파트나 빌딩 숲에 살면서 포장도로를 걷고 땅과의 거리가 점점 멀어진 삶을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