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영일만 심해에 최대 140억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 미국 액트지오(Act Geo)사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병기
액트-지오를 둘러싼 논란 중 가장 크게 회자된 건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액트-지오의 본사 주소가 현지 부동산업체에 매물로 나온 일반 가정집이라는 점이었다. 미국에 거주하는 한 누리꾼은 직접 액트-지오의 본사 주소를 방문해 임대 입간판 사진을 찍어 올리기도 했다.
또한 <뉴스버스>는 미국 인구조사국에 등록된 액트-지오의 기업 정보를 인용해 2016년 설립된 액트-지오의 직원 숫자는 1명이고, 연방 정부에 보고된 연평균 매출은 약 2만7000달러(약 3680만 원)에 지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액트-지오가 텍사스 주정부와 세무국에 '직업훈련과 관련 서비스'를 주업종으로, '지리 컨설팅'을 부업종으로 신고한 점도 다뤘다.
아브레우 고문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본사 주소가 자신의 집 주소라는 것을 인정했다. 또한 회사 규모에 대한 설명도 내놨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석유 매장량이 줄어들면서 석유 회사들이 인력 감축을 실시하고 있다. 이 의미는 유능한 인재들은 큰 회사에 속해 있지 않아도 외부에 많다는 이야기"라며 "우리는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카메라만 있으며 업무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 각지에 액트-지오의 전문가들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음을 설명하며 "우리끼리 농담으로 '액트-지오는 해가 지지 않는 회사다'란 말을 한다. 전세계에 우리와 일하는 전문가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 중 한 명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최근 영국에 지사를 설립했는데 영국 지사 주소도 함께 일하는 르네 박사의 주소라고 부연했다.
또한 아브레우 고문의 성공률에 대한 설명도 아리송한 대목이다. 그는 '20%의 시추 성공률'에 대해 "5개의 유망구조를 대상으로 해서 시추를 해본다면 하나의 유망구조에서는 석유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독립시행인 시추 성공률에 맞지 않는 계산으로 보인다. 20%의 시추 성공률이라면 5개의 시추공 모두에서 석유가 발견되지 확률은 약 33%에 이른다(실패확률 80%, 즉 0.8의 5제곱).
액트-지오의 분석 결과가 합당한가에 대한 것은 여전히 논란거리다. 지난 5일 <시사IN>은 2007년부터 15년 동안 영일만 일대를 탐사해 온 호주 최대 석유개발회사인 '우드사이드(Woodside Energy)'가 영일만 일대 개발을 두고, 2022년 "더 이상 가망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결론 내린 뒤 영일만 탐사에서 철수한 사실을 보도했다.
2022년 기준 직원 수 약 5000명, 연매출 23조 원가량의 규모를 가진 업체가 '가망이 없다'며 손을 뗀 영일만에 가정집을 본사 주소로 둔 사실상 1인 기업의 '가능성 높다'는 분석을 믿고 큰 예산을 들여도 되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뒤따른다.
이에 대해 아브레우 고문은 "우드사이드는 조기철수로 탐사자료를 심층분석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며 "탐사 자료해석은 지구물리학과 지질학적 접근을 병행해야 하는데 액트-지오는 이 둘을 균형 있게 수행해 유망구조 도출에 성공했다"고 반박했다.
"남은 방법은 시추뿐"이라는 자문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