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 신공항 건설반대 농성부산시청 앞에서 매일 농성하며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우리 이래해서 소용있을까, 계속 해야할까?"
서로의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한숨처럼 나온 질문이었다. 서로에게 묻는 질문이기도 했다. 그래도 대답했다.
"해야지, 버텨야지. 우리가 해야지 누가 해요."
지난 금요일 가덕도 농성장에 80세를 눈앞에 둔 노 학자가 나타났단다. 부산 도시의 특성상 농성장을 찾은 어른들이 '빨갱이냐'부터 시작해 '돈 받고 하는거지'까지 온갖 욕을 듣는데 이 분은 오히려 '조금만 더 버티세요'하고 말했단다. 지질학을 연구하셨다는 그는 최근 부안의 지진 이야기를 하면서 가덕도에 공항을 세우긴 어렵게 되진 않겠냐는 말을 했다고 한다. 많은 위로를 받았다고 했다.
세종보 농성천막도 내일이면 50일째다. 세종시는 철거하겠다고 계속 협박하고 환경부는 나몰라라하면서 우리의 요구에 귀를 닫고 있지만 이렇게 버틸 수 있는 건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기 때문이다. 세종보로 직접 달려오는 분들도 많지만, 가덕도, 새만금, 설악산에서 윤석열 정부를 등에 업은 토건족에 맞선 환경운동가들은 각기 다른 공간에서 함께 버티고 있는 것이다.
김 위원장과 함께 이야기를 하다보니, 작년 3월, 대전에서 열린 '생태학살에 맞서싸우는 이들의 성토대회'가 떠올랐다. 가덕도 신공항, 설악산 케이블카, 지리산 산악열차, 4대강 낙동강 현장에서 싸우는 활동가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에 김현욱 집행위원장도 함께 했었다.
당시 가덕도에 사는 야생동물의 이름을 알려달라고 하자 김 위원장은 "천연기념물, 멸종위기종이 아닌 모든 생명도 귀하다"면서 100년의 동백군락지와 참새, 박새와 직박구리 등을 호명하면서 끝내 울음을 터트렸고, 성토장은 눈물바다가 됐었다. 김 위원장은 세종보에 와서도 거세게 흐르는 금강 앞에서 그 이름을 하나씩 호명했다.
"동백아~
상괭이야~
참새야~
박새야~
직박구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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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가, 글쓰는 사람. 남편 포함 아들 셋 키우느라 목소리가 매우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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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학살 성토장 눈물바다 만든 그가, 금강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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