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총선 참패 책임지고 비대위원장직 사퇴"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4월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당대회 등판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그를 향한 당내 공방도 가열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를 디딤돌 삼아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 분위기가 형성되는 한편, 이에 반감을 갖는 이들은 집중적으로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철규 국회의원 같은 친윤계는 '한동훈은 좌파' 같은 프레임을 작동하려고 나섰다. 한동훈 전 위원장의 이른바 '정무 조언 그룹' 중에 좌편향 인사가 있으니, 이들로부터 조언을 듣는 한 전 위원장도 좌파라는 맥락이다. 이 의원이 사실상 친윤 중에서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만큼, 그의 발언은 단순 개인 의견을 넘어 용산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결국, 용산이 지난 전당대회에서 김기현 전 대표를 끌어 올리고, 나경원 의원의 출마를 저지시켰던 것처럼 이번에는 한동훈 전 위원장을 무릎 꿇리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가능하다.
장동혁 "'어대한'이 당원 모욕? 당원 모욕은 이철규가 하는 것"
원내 대표적인 '친한(동훈)계' 인사로 꼽히는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은 19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어대한' 기류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기류라 할 것이 없이 여론조사 결과가 그렇게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라며, 이를 두고 '당원 모욕'이라고 표현한 이철규 의원을 향해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전 위원장이 후보로 나왔을 때 한동훈 전 위원장을 지지하는 당원들을 모욕하는 말씀 아닌가 싶다"라고 꼬집었다. 이철규 의원은 KBS라디오 '전격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어대한'을 "당원 모욕"으로 정의했다. 두 사람은 지난 국회의원 총선거 과정에서부터 여러 차례 대립해 왔다.
또한 총선백서특별위원회의 조정훈 의원이 '어대한 여론 형성'을 "해당행위"로 규정한 것을 두고서도 "지금 어대한을 만들고 있는 사람은 없다"라며 "당원들의 마음이나 민심이 모여진 결과로 처음 말씀드린 것처럼 여론조사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을 어대한이라고 표현하고 그것은 마음이 모여진 결과가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것을 '해당행위다' 그러면 역시 마찬가지로 나중에 한동훈 전 위원장이 후보로 나왔을 때 한동훈 전 위원장을 지지하고 한동훈 전 위원장에게 투표한 당원들은 전부 다 해당행위로 징계를 해야 된다는 것과 마찬가지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라는 논리였다.
장 의원은 "지금 만들어가고 있는 것은 누구도 없다. 그냥 민심이 모인 현상"이라며 "그런데 오히려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없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마치 그것이 진실인 것처럼 계속 반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만들어가는 것이고, 우리가 그것을 조작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그런 것들이 해당행위가 아닐까 싶다"라고도 꼬집었다. 한때 친한계로 일컬어졌으나, 최근에는 오히려 친윤계로 분류되는 조정훈 의원과도 명확하게 각을 세운 셈이다.
한동훈은 강남좌파니까 사상검증 필요하다?
특히 삭제된 <매일경제> 기사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앞서 <매일경제>는 온라인판을 통해 한동훈 전 위원장이 오는 23일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고 보도하며 한 전 위원장의 '정무 조언 인사'를 나열했다. 해당 매체가 '정무 조언 그룹'으로 묶은 이들은 김경율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진중권 광운대학교 특임교수, 신지호 전 새누리당 의원 등이었다. 그리고 한동훈 전 위원장의 장인이기도 한 진형구 전 검사장 역시 캠프 준비 과정에서 조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화운동동지회 출신인 함운경 현 국민의힘 마포을 당협위원장의 이름 역시, 기사 내 언급이 없었음에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비대위에서 같이 호흡을 맞췄던 김경율 전 비대위원이 참여연대 출신이라는 점, 진중권 교수가 진보 진영의 대표적인 논객이었던 점을 두고 강성 보수층 일각에서는 크게 반발했다. 일부 유튜버들이 주장해 온 '한동훈=좌파' 프레임이 생겨버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