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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만 채 상병 특검 청문회 모르쇠... "공영방송 맞아?"

"야당 단독이라 생중계하지 않았다"는 해명에 누리꾼, '언론노조 KBS본부' 반발

등록 2024.06.22 12:26수정 2024.06.22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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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21일 국회에서 열린 채 상병 특검 입법 청문회를 유튜브로 생중계한 언론사 현황. 유일하게 KBS만 하지 않았다.?
6월 21일 국회에서 열린 채 상병 특검 입법 청문회를 유튜브로 생중계한 언론사 현황. 유일하게 KBS만 하지 않았다.?임병도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채 상병 특검법 입법 청문회가 열렸습니다. 청문회에는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 채 상병 수사 외압 의혹 핵심 당사자를 비롯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과 박정훈 전 해병대수사단장 등이 참석하기로 예정돼 있어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았습니다. 

언론사들은 자사 유튜브 채널의 라이브 기능을 활용해 청문회를 생중계했습니다. 유튜브를 통해 송출한 언론사는 MBC, SBS와 같은 지상파는 물론이고 JTBC, TV조선, 채널A 등 종편채널과 YTN, 연합뉴스 등 보도전문채널 등 대한민국 언론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공영방송이자 구독자 293만명을 보유한 KBS뉴스 유튜브 채널은 채 상병 특검법 입법 청문회를 생중계하지 않았습니다.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안을 유튜브 라이브로 보는 것이 일상화된 시기에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KBS "야당 단독이라 생중계하지 않았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앞줄 왼쪽부터),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유재근 전 국방부 법무비서관 등이 21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채상병특검법)에 대한 입법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인선서를 하는 동안 선서를 거부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자리에 앉아 있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앞줄 왼쪽부터),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유재근 전 국방부 법무비서관 등이 21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채상병특검법)에 대한 입법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인선서를 하는 동안 선서를 거부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KBS 측은 "이번 청문회는 야당 단독으로 이뤄져 일방적 입장만 전달될 수 있는 형식이고, 증인도 일부만 출석하는 상황이라 중계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국회 청문회나 상임위 모두 여야가 다 참석할 경우에만 중계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KBS의 해명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국회 공식 방송인 '국회방송'에서도 생중계를 했다는 점입니다. 만약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채 상병 특검법 입법 청문회가 불법이거나 절차상 하자가 있다면 국회방송에서 공식적으로 생중계를 할 수가 없습니다.    이상한 점은 또 있습니다. KBS는 채 상병 특검법 입법 청문회는 생중계하지 않았지만, 실시간 송출되는 TV뉴스를 유튜브 채널로 라이브해주는 영상에는 "해병대원 특검법 입법 청문회. 야당 단독 강행... 여당 강력 반발"이라는 썸네일을 달았습니다. 관련 정치 뉴스에도 "야 단독 청문회 진행. 이 대표 방탄 공세"라는 제목의 썸네일을 사용했습니다.

누리꾼들은 야당 단독을 유난히 강조한 KBS 썸네일에 대해서 "여당만 단독으로 참석 안 했어", "야당 단독이 아니라, 여당 불참이 아닌가", "모든 야당들은 다 참석했고, 딱 국힘 혼자만 불참했으니 책임은 다 팽개친 불참에 포커스를 맞춰야지" 등의 댓글을 달았습니다. 

언론노조 KBS본부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라"
 
 6월 21일 KBS 유튜브 채널의 정치 이슈 동영상?
6월 21일 KBS 유튜브 채널의 정치 이슈 동영상?KBS 유튜브 갈무리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21일 "채해병 특검 청문회 모르쇠… 국민의 눈을 가리면 없는 일이 되는가!"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냈습니다. 


노조에 따르면 "KBS 유튜브 채널에서 해당 입법청문회가 방송되지 않자, KBS본부로 왜 공영방송에서 해당 청문회를 다루지 않느냐는 시청자들의 지적이 이어졌다"고 합니다. 

노조 측은 "여당이든 여당이든 단독이 중요한 게 아니라 국민적 관심사인 만큼 국민들에게 알리는 게 공영방송의 의무아닌가?"라며 "야당 단독으로 청문회를 개최하는 것이 불법도 아닌데 공영방송 KBS가 스스로 정치적 판단을 해서 주요 뉴스에 눈을 감은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번 사안을 단순한 판단 실수로 넘기기 힘든 것은 앞으로 비슷한 일이 벌어질 것이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디지털뉴스부는 여야가 모두 참석하는 상임위나 청문회가 아니면 현장 생중계를 하지 않겠다는 내부 기준을 몇 주 전에 만들었다고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노조 측은 "앞으로 열릴 가능성이 높은 김건희 여사 관련 청문회나 국정조사 등에 대해서도 여당인 국민의힘이 불참하면 방송하지 않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이게 중립인가? 이게 공정방송인가? 도대체 이런 말도 안 되는 내부 기준을 누가 만든 것인가! 이승환 디지털 주간인가? 장한식 본부장인가? 아니면 낙하산 박민 사장인가?"라고 물었습니다.

이어 "낙하산 박민 사장 이후 KBS가 망가졌다는 얘기를 듣고, 국민들로부터 외면받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노조는 "더 이상 KBS의 공정방송을 망치지 말고 특정 권력에 경도돼 공영방송 KBS에 정치적 영향력을 투영하는 짓을 지금이라도 당장 중단하라"며 "정권과 여당의 비위를 맞출 게 아니라 국민의 관심에 부응하고 알권리를 보장하는 방송으로 공영방송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한편, 영국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에서 발표한 '디지털뉴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15개 매체 가운데 MBC가 신뢰도 1위를 차지했습니다. 지난해 조사에서 55%의 신뢰율로 2위였던 KBS는 5위로 떨어졌습니다. 
덧붙이는 글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채상병특검입법청문회 #KBS #유튜브라이브 #언론노조KBS본부 #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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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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