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전광판이 화씨 118도(섭씨 48도)를 표시하고 있다. 2023.07.19
연합뉴스
이 언론들이 문제인 건 지구 가열화에 따른 기후변화 대응을 단순 '환경 보호 운동'으로 축소·왜곡하는 데 있다. 먹고살 만해져 여유가 있을 때 비로소 고려할 만한 '우선순위에서 한참 밀리는 과제' 정도로 보고 있다. 유복한 중산층의 사상 운동쯤으로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다. 더욱 심각한 건 이런 매체들이 많은 독자를 보유하고 있고 여론에 미치는 영향력도 상당하다는 것이다.
과학은 말하고 있다. 이대로 방관한다면 기후변화의 후폭풍은 인류의 생존 기반을 가차 없이 무너뜨릴 것이라고. 과학은 데이터와 통계로 증명을 끝냈다. 위험이 직관적이지 않다고 해서 가볍다는 것은 아니다. 사실 직관에서 벗어난 위험은 훨씬 더 무섭다. 기후변화가 직관적이지 않고, 익숙하지 않다는 이유로 자꾸 우선순위를 조정하려 든다. 징후가 아니라 피부에 와 닿을 정도면 이미 늦었다는 의미다. 직관을 뛰어넘는 이 전무후무한 재앙을 모면하기 위해선 과학을 신뢰하는 길밖에 없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유럽은 난민을 포함한 이민문제, 청년실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도 저 출산에 따른 인구절벽, 고령화, 빈부 격차 등 현안이 산재하다. 글로벌노스와 글로벌사우스 모두 나름대로 당면 과제를 안고 있다. 늘 문제는 있기 마련이다. 중요한 건 관통하는 문제를 찾는 것이다. 지구 가열화에 따른 기후변화는 이런 근본적인 고리다. 지구 가열화는 인간이 개입해서 발생한 것이니 결국 인간이 해결해야 한다.
기후변화에 적응하고 대처하는 건 불편한 일이다. 삶의 기존 방식을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꾸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다. 생존을 위해 감수해야 하는 불편이다. 이를 두고 피로감으로 포장하는 서사는 비합리적인 이데올로기다. 내용도 비과학적이다. 이런 이데올로기를 의도적으로 퍼트리는 건 사심이 있다고 봐야 한다.
생각은 다를 수 있다. 달라야 한다. 사람이 똑 같다면 둘일 필요가 없겠다. 다른 생각들이 토의와 합의를 통해 의견수렴되는 절차가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방식이다. 정치이념 집단인 정당도 다양할 수밖에 없다. 사람의 뇌도 좌와 우로 구분된다. 극우 정당, 극좌 정당, 중도 우파, 중도 좌파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인간 사회에는 '금도'가 있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으면 공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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