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할아버지 김종순, 손자 김신우, 아버지 김건형 씨가 20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석전운동장에서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경남도민일보
뿌리 깊은 축구 집안에 또 하나의 재능이 싹을 틔우고 있다. 마산에 사는 김종순(76)씨 집안은 아들 김건형(45)씨와 손자 김신우(11)군까지 삼대가 모두 축구를 한다.
부상으로 조기 은퇴한 부자
축구 집안의 시작은 불의의 사고에서 비롯됐다. 할아버지 김씨는 어릴 적 개에 물려 죽다가 살아나는 경험을 했다. 그 뒤로 아들을 강하게 키우겠다고 마음먹은 아버지는 김씨에게 축구를 시켰다. 그는 축구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 빠른 발을 무기 삼아 공격수로 활약했고, 한일합섬에서 실업선수를 했다. 다만, 발목 부상으로 20대 초반에 선수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씨는 군대를 다녀와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창원 대산중을 시작으로 창신중·창신고 지도자로 30년간 국가대표 출신 신홍기 부산교통공사 감독,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을 거친 김판곤 말레이시아 감독, 수원삼성의 레전드인 김진우 등 우수한 선수를 많이 길러냈다.
아들 건형씨는 그런 아버지를 보며 자연스럽게 축구를 시작했다. 아버지 김씨가 빠른 발을 앞세운 공격수였다면 건형씨는 패스 능력이 좋은 미드필더였다. 초중고 내내 전국대회 우승을 할 만큼 재능이 좋았다.
U17, U19, U23 연령별 대표팀을 거치면서 엘리트 코스를 밟았고, 청소년 대표팀 주장을 맡기도 했다. 특히 1999년 나이지리아 세계청소년대회에서는 포르투갈을 상대로 중거리슛으로 득점에 성공하며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동기 설기현, 이동국, 송종국 등과 함께 한국 축구의 미래로 주목받던 그였다.
그는 K리그 울산현대에 2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하며 재능을 더욱 발휘했다. 그러나 발목 부상을 입으면서 어려움을 겪었고 대구FC로 옮겨 선수 생활을 이어갔으나, 결국 20대 후반에 은퇴했다.
할아버지를 닮은 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