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위치탈출용, 공안탑압저지, 국가보안법폐지 경남대책위‘는 22일 오후 창원지방법원 앞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공안탄압 분쇄 경남대회”를 열었다.
윤성효
창원‧진주지역 진보‧통일운동 활동가 4명에 대한 재판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창원지방법원으로 이송되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검찰 측이 재이송을 다시 요구했다. 또 시민사회단체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외치며 집회를 열었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활동가들에 대한 공판은 22일 오후 창원지방법원 제4형사부(재판장 김인택‧강웅‧원보람 판사) 심리로 열렸다. 창원지법으로 이송되어 6월 10일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것이다.
이날 공판 때 검찰 측은 사건을 다시 서울중앙지법으로 재이송해 줄 것을 요구하면서 의견서를 냈다.
변호인 측은 "재판 준비기일 기간을 명확하게 명시해달라"거나 "전체 증거목록이 나와야 증인심문을 준비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재이송 여부에 대해 다음 공판 때 최종 판단해 명시하겠다"라고 밝혔다. 다음 공판은 9월 12일 오후 3시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국가보안법 폐지, 공안탄압 분쇄 경남대회"
공판이 열리기 전 '정권위치탈출용, 공안탑압저지, 국가보안법폐지 경남대책위'는 창원지방법원 앞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공안탄압 분쇄 경남대회"를 열었다.
이경희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 마산창원진해시민모임 대표는 "나라를 분단시킨 미국을 규탄하는 사람, 민족의 통일을 외치는 사람, 국가보안법 철폐를 외치는 사람들이 국가보안법의 사냥감이 되어 왔다. 일제의 치안유치법에서 비롯된 국가보안법은 이제 철폐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병하 경남진보연합 대표는 "민생, 민주, 평화가 실종되는 등 나라가 어수선하고 자기 개인들의 현안에 바쁠 것인데, 국가보안법의 덫에 걸린 동지들의 무사 귀환을 통하여 민주주의와 헌법의 정신을 지키고자 이 자리에 함께한 동지 여러분 고맙다"라고 전했다.
그는 "헌법 위의 법이라는 악법인 국가보안법은 그 뿌리가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치안유지법이라는 사실만으로도 탄생이 잘못되었지만, 77년 동안 독재에 항거하며 자유와 평등, 정의와 평화를 요구하는 이들을 탄압하고 독재정권의 연장과 유지를 위해 위헌적, 반인륜적으로 악용 돼 왔다"라고 말했다.
진보‧통일운동 활동가들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사건에 대해, 이 대표는 "제대로 준비 없이 윤석열 검찰, 공안정권이 무지, 무능, 무계획으로 출범하고, 종미‧친일의 매국행위의 외교 등으로 지지율이 폭락하자 여론 호도용으로 민주적 절차도 무시하고 막가파식으로 조작한 패륜적 만행으로, 역사에서 정권의 위기 시기나 지지율 만회를 위한 술책 중의 하나로 악용한 공안 조작 사건들과 별다르지 않다고 본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정보원의 권한이 축소되는 과정에서 국정 장악력이 미약한 윤석열 정권의 출범을 이용, 국정원 조직의 부활을 위한 기획사업이라 본다"라며 "이승만 정권을 제외한 이후에도 1만 3000여 명이 이 괴물의 덫에 걸려 억울하고도 분한 삶을 살도록 하였다. 국가보안법의 괴물이 살아 있는 한 이 땅 진보 운동은 이불 덮어쓰고 만세운동 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본다"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웃한 국가에서도 미개한 반인권적 후진적인 법이라며 폐지의견을 내는 것은 차지하고라도 이 땅에서 가장 열심히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사상과 양심, 학문의 자유 등 인간의 기본 권리를 침해하는 이 악법은 더 이상 존재 가치가 없기에 폐기해야 한다"라고 했다.
전옥희 경남여성연대 대표는 "국가보안법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검열하고 확인해왔던 국가 권력은 특정한 차이를 부각시키며 약자와 소수자들을 차별하고 배제하는 구조적인 차별을 만들어왔다"라며 "국가보안법은 우리 일상 생활 곳곳에서 생각과 표현의 자유를 상호 감시하게 하고 통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가보안법 피해자들은 이 어이없는 탄압에 당당하게 맞서고 있지만 예측불가능한 미래를 앞두고, 생계를 위한 일도, 활동도 이어가기 어렵다. 언제 끝날지 모를 재판과 그 결과 때문에 일상생활이 회복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전 대표는 "거대한 권력자와 싸우려면 약자들은 힘을 합칠 수밖에 없다"라며 "약자들의 연대가 부정의한 거대한 권력을 이겨왔던 역사를 알고 있다. 어두울수록 빛나는 연대의 행진으로 이 극악한 국가보안법을 박물관으로 보내야 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