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12사단 훈련병 사망 사건 관련, 중대장 거짓말 녹취 공개 기자회견’이 24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임태훈 소장과 김형남 사무국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권우성
이날 공개된 녹음파일에는 "박 훈련병이 쓰러진 다음 날인 5월 24일 오전 9시 51분 병원 인근 카페에서" 이뤄진 유가족과 중대장의 대화가 담겨 있다.
녹음파일에서 유가족이 "(연병장을) 선착순 식으로 돌렸나요"라고 묻자, 중대장은 "아니다. (박 훈련병이) 쓰러질 당시에 선착순 이런 걸 시키지 않았다. 딱 세 바퀴만 열을 맞춰서 제대(대형)를 맞춰서 같이 뛰어라, 이렇게 (얘기했다)"라고 답했다.
또 중대장은 유가족에게 "군기훈련 규정"을 언급하며 "(고인 등 훈련병들에게) 왜 훈련을 받아야 하는지 전반적으로 이해시킨 다음에 이의제기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했다"라며 "그래서 (훈련병) 전부 다 잘못을 인정했고 '그렇다면 지금부터 군기훈련을 하겠다'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은 "(중대장) 본인이 군기 훈련 규정을 위반하고, 올바른 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해 방어 논리를 편 것"이라면서 "자신의 죄를 덜기 위해 계획적으로 유가족을 속이는 정황"이라고 강조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실제 (박 훈련병이 이송된) 두 민간병원의 의무기록 상에도 사고 당시 상황은 '연병장을 뛰다가 쓰러짐' 정도로만 쓰여있다"라며 "병원 헬기를 띄우지 않는 등 후송이 안일하게 이루어진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중대장의 거짓말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훈련병은 지난 5월 23일 강원 인제군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 도중 떠들었다는 이유로 얼차려(군기훈련)를 받다 쓰려졌고 이틀 뒤 병원에서 숨졌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당시 현장에 있던 중대장·부중대장은 규정을 지키지 않은 채 완전군장 상태의 훈련병들에게 선착순 달리기, 구보, 팔굽혀펴기를 시켰다. 위 녹음파일은 사고 직후 박 훈련병이 이송된 뒤 아직 숨지기 전 녹음된 것이다.
검찰은 지난 15일 중대장·부중대장을 학대치사와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두 사람의 첫 재판은 다음 달 16일 오전 10시 춘천지방법원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