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 본사 압수수색하는 검찰검찰 수사관들이 1일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 관련,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김다혜 이도흔 기자) 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전방위 압수수색에 돌입하면서 모회사 큐텐 그룹 등에 대한 계좌 추적에도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구 대표 등에게 1조원대 사기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잠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법원에서 큐텐 코리아와 티몬, 위메프 등 사무실 7곳과 구영배 큐텐 대표 등 경영진의 주거지 3곳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으면서 사건 관련 법인과 경영진에 대한 계좌추적영장도 함께 발부받았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6일 큐텐 자금 흐름에서 불법 정황이 발견됐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관련 자료를 넘겼는데, 검찰이 이를 직접 확인하고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계좌 추적에 나선 것이다.
검찰은 계좌 추적 자료와 금감원 자료 등을 함께 비교 분석하면서 판매 대금의 행방 등을 추적할 방침이다.
특히 티몬과 위메프의 자금이 어떻게 관리됐는지, 판매 대금이 큐텐 그룹 계열사의 인수·합병 자금으로 무리하게 동원됐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구 대표는 이미 지난달 30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티몬과 위메프 자금 400억원을 (글로벌 인터넷 쇼핑몰) '위시' 인수대금으로 썼으며 이 중에는 판매대금도 포함돼 있다"고 인정한 바 있다. 다만 구 대표는 이 대금은 한 달 내에 상환됐고 지금의 정산 지연 사태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구 대표 등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에 1조원대 사기 혐의를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들에게 400억원의 횡령 혐의가 있다고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향후 수사에 따라 횡령·배임 혐의 금액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티몬과 위메프가 자금 경색으로 판매 대금을 제때 지급하기 어려운 사정을 알고도 입점 업체들과 계약을 유지하고 물품을 판매한 것으로 의심한다.
티몬과 위메프는 자금 경색 상황을 판매자와 소비자에게 제때 알리지 않은 채 현금성 상품권을 무리하게 할인 판매해 단기 자금 확보에 열을 올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정부가 파악한 미정산 판매대금은 지난달 25일 기준 2천100억원 수준이지만, 기한이 남은 6∼7월 거래분을 포함한 8∼9월 중 대금정산 지연금액을 포함하면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30일 국회 정무위에서 "티몬·위메프에 1조원 이상의 건전성·유동성 이슈(문제)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