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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권익위 간부와의 카톡 대화 공개된 이유

'검사 출신 권익위원장들' 거론한 이지문 한국청렴본부 이사장, 권익위 정치적 중립성 상실 지적

등록 2024.08.11 12:40수정 2024.08.11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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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권익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제공
 
지난 8일 국민권익위원회의 고위 간부 김아무개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숨진 간부는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을 총괄했던 부패방지국 소속으로 이 국의 국장 직무대리였습니다.

김 아무개 국장대리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그와 알고 지냈던 이지문 한국청렴운동본부 이사장은 숨지기 이틀 전에 나눴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김 국장대리는 카카오톡으로 "최근 저희가 실망을 드린 것 같아 송구하다. 심리적으로 힘들다"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이지문 이사장은 "조금만 참으세요"라고 답장을 보냅니다.

이지문 이사장은 "지난 6월 27일엔 김 국장이 술자리에서 전화를 걸어와 '권익위 수뇌부에서 김 여사 명품 가방 사건을 종결하도록 밀어붙였다'는 취지로 괴로움을 토로했다. '내 생각은 달랐지만 반대할 수 없었다. 힘들다'고 털어놨다"라고 밝혔습니다.

정치적 독립성 상실한 권익위의 현재
 
  이지문 한국청렴본부 이사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이지문 한국청렴본부 이사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임병도
 
이지문 이사장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극단적 선택 속보가 나온 후 얼마 안 돼서 기사 내용이 업무과중, 스트레스로 인한, 마치 개인의 힘듦인양 나오기 시작하는 것을 보며 '이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그가 업무가 고되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처럼 알려지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전하고 싶어 6월 말 통화 그리고 세상을 뜨기 이틀 전 나눴던 톡 내용을 공개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이사장은 1992년 당시 현역 육군 중위 신분이었지만 군대 내 부재자 부정투표를 세상에 알린 인물로 1990년 보안사 민간인 사찰을 폭로한 윤석양 이병과 더불어 대한민국 1세대 공익제보자로 꼽힙니다.

증언 내용과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숨진 김아무개 국장대리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을 조사 지휘하면서 많은 압력을 받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권익위는 '위반 사항 없음'으로 '종결' 처리했지만, 김 국장대리는 수사기관에 이첩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후 권익위 최정묵 비상임위원이 "법리적으로 충분히 다툼의 여지가 있었고, 국민이 알고 있는 중요한 비리로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혐의 없음으로 종결됐다"고 반발하며 사퇴하기도 했습니다.


이지문 이사장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대선캠프에서 정치공작진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검사 출신을 위원장으로 그리고 그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으로 가고 나서 온 위원장은 대통령과 법대 동기에 여당에서 당협위원을 그리고 이번 디올백 종결처리를 주도한 반부패 전담 부위원장 역시 대선캠프에서 활동하다가 여성 비하 발언으로 해촉된 이력이 있는 검사 출신"이라며 권익위의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이 무너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전임 권익위원장인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중수2과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으로 직속 상관이었습니다. 후임인 유철환 위원장도 윤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동기였습니다. 두 사람 모두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에서 활동했습니다.


야당 "김 여사 사건은 철통방어, 몰염치의 극치"... 국민의힘 "정쟁 개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9월13일 최재영 목사한테서 선물받은 디올백이 든 쇼핑백을 앞에 두고 최 목사와 이야기하고 있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9월13일 최재영 목사한테서 선물받은 디올백이 든 쇼핑백을 앞에 두고 최 목사와 이야기하고 있다.유튜브 영상 갈무리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정부에게 김아무개 국장대리 죽음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질타가 나오고 있습니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9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권의 무도함이 끝내 아까운 한 공무원의 목숨을 앗아갔다"면서 "김 여사의 주가 조작과 명품 가방 수수 사건은 정권 명운을 걸고 철통 방어한다. 일찍이 군사독재 정권에서도 쳐다보기 힘든 몰염치의 극치"라고 비판했습니다.

전은수 민주당 최고위원도 "김 여사 명품 가방 사건 종결 처리가 너무나 석연치 않고 상식적으로 이해하기가 어려웠는데 권익위 국장의 죽음으로 그 결정 과정이 얼마나 부패했을지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라며 "부패방지국장 직무대리를 수행했던 분으로서 20년 넘게 이 일을 해온 공직자에게 이번 사건 종결 처리는 매우 고통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관련 기사 : 권익위 간부 사망 "정권 권력 농단 피해자 계속 나와" https://omn.kr/29qdy )

김보협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씨 한 사람을 위해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 공공의 이익을 실현해야 하는' 공무원들에게 고통과 모멸감을 안긴 사람들은 고인의 죽음에 책임을 느껴야 한다"면서 "더는 정치적 타살에 가까운 죽음이 있어서는 안 된다. 조금만 더 견디자"라고 호소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우선 깊은 애도와 위로를 표한다"면서도 "다만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야당이 '정권 외압 피해자'라는 프레임을 씌워 안타까운 사건을 또다시 정쟁의 소재로 삼으려는 행태가 개탄스럽다"라고 말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권익위 #이지문 #유철환 #김건희 #명품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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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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