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6일 창녕 남지철교 부근 낙동강의 녹조.
임희자
"지금 낙동강은 거대한 녹조배양장이나 마찬가지다. 강 전체가 완전 곤죽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폭기장치라든지 녹조제거선으로는 어림 없다. 녹조 물을 정수한들 독을 다 제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16일 녹조가 창궐한 낙동강을 둘러온 임희자 낙동강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이 강조한 말이다. 낙동강은 지난 8일부터 1주일째 곳곳에 녹조가 짙게 생겨나고 있다.
4대강사업으로 낙동강에 생긴 8개 보 가운데 맨 아래 쪽에 있는 창녕함안보와 위쪽에 있는 합천창녕보 구간 모두 물은 온통 녹색이다. 강 가장자리 뿐만 아니라 강복판까지 녹조가 짙은 것이다.
녹조는 낙동강 지천까지 이어지고 있다. 남강 합류부 뿐만 아니라 광려천, 덕곡천에도 온통 녹색이다.
이날 창녕함안보는 수문이 모두 닫혀 있는 속에, 양쪽에 있는 어도에만 물이 흐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흘러가는 물이 모두 짙은 녹색을 띠고 있다.
함안 취서취수장과 창원 본포취수장 앞에는 폭기장치가 가동되고 있다. 폭기장치는 물을 다리 난간에서 떨어뜨리거나 기계를 돌려 물이 흐르도록 해 녹조 발생을 억제하기 위한 장치다.
낙동강유역환경청‧한국수자원공사는 창녕함안보, 칠서취수장, 김해 물금매리취수장 쪽에 녹조제거선을 각 1대씩 띄워 운영하고 있다. 이날 칠서취수장 쪽에는 녹조제거선이 보이지 않았고 창녕함안보 쪽에 2대가 있었다.
녹조제거선을 통해 강 바닥에 떠 있는 녹조를 건져 올려 처리하는 방식이다. 낙동강에 녹조제거선이 투입되기는 처음이다.
임희자 집행위원장은 "오늘 창녕함안보 수문이 모두 닫혀 있다. 상류에서 내려오는 물이 적으니까 수문을 열지 못하고, 가둬놓았다가 일정한 수위가 되면 일부 수문을 여는, 이른바 펄스방류를 하고 있다"라며 "윤석열정부 들어서서 수문 개방을 하지 않고 있으니 더 큰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녹조제거선 관련해 임 집행위원장은 "자세히 보니, 선박이 강을 다니며 녹조를 끌어 올렸다가 상자 안에 붓고 그물망으로 된 천을 통해 걸러내며 다시 물을 강으로 보내는 방식이다"라며 "아무 소용 없다. 녹조제거선 바로 옆에 녹조는 그대로 있다. 그야말로 보여주기식이라고 본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녹조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폭기장치를 가동하고 있는데,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아무 소용이 없다. 창녕 남지철교 쪽에 폭기장치가 가동되고 있지만 녹조는 더 심한 상태다"라고 전했다.
곳곳을 둘러온 임 집행위원장은 "칠서취수장과 창녕 남지철교 주변의 낙동강이 녹조가 심하다. 강 바닥 뿐만 아니라 깊숙이까지 생겨나 있고, 한마디로 말해 곤죽 상태다"라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지금 상태가 당분간 계속 된다면 유해남조류 대발생까지 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녹조는 수온이 높거나 물이 정체되고, 오염물질이 유입되면 주로 생기고, 독성을 지니고 있어 인체에 영향을 미친다. 이에 환경단체는 4대강사업으로 생겨나 물이 흐르지 않도록 해놓은 보 수문을 열 것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