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에서 끓여 온 감자탕. 고기는 부드럽고 국물은 매콤하고 구수한 맛이 끝내주었습니다.
전갑남
에어컨을 틀고 선풍기 바람을 쐬니 몸이 날아갈 것 같습니다. 요즘 날씨엔 에어컨이 효자입니다. 밖에서 인기척 소리가 들립니다.
"사모님, 사모님! 계세요?"
"작은도서관에 갔는데, 아직이네요."
"도서관에 왜요?"
"공부도 하고, 좋은 피서 방법이래요."
"선생님도 같이 가시지?"
"오늘은 맘먹고 잔디 깎느라…."
"돌아서면 풀이라던데 우리 밭도 난리에요."
이웃집 아주머니 손에 냄비가 들려있습니다.
"이거요. 우리 집 양반도 힘든 일 하고 들어와서 감자탕을 끓여봤어요. 맛있을지 모르지만 한번 드셔보세요."
내 좋아하는 감자탕이라? 세상에, 이렇게 고마울 수가! 냄비가 따끈따끈합니다. 막 끓여 가지고 온 모양입니다.
이웃집 아저씨는 다니던 회사에서 정년 퇴임하고, 요즘은 공공근로 일을 다닙니다. 이른 새벽에 출근하여 문화재 주변 풀 깎기를 하는 모양입니다. 오늘도 나처럼 예취기로 힘든 작업을 하였다고 합니다.
아내가 저녁 시간에 맞춰 들어와 감자탕 맛을 보더니 엄지 척을 듭니다. 내 입맛에도 딱 맞습니다. 땀 흘려 일하고 먹어서 그런지 더욱 맛있습니다. 아내는 곧바로 이웃집에 전화를 걸고 고마운 말을 전합니다.
"난, 이런 것 할 줄 모르는데…. 매콤하고 구수하고, 너무 맛나요! 이열치열이 따로 없네요! 우리 집 양반 잔디 깎느라 수고해서 뭘 해드릴까 했는데, 맛나게 잘 먹습니다. 덕분에 저희 시원한 막걸리까지 한 잔해요."
전화기를 대고 여자 둘이서 한참 수다를 떨더니만, 아내가 묻습니다.
"우리도 한번 해 먹게 가르쳐 주세요."
아주머니 조리법 강습으로 이어집니다. 아내는 종이에 메모까지 합니다.
매콤하고 구수한 맛의 감자탕
감자탕 주재료는 살이 많이 붙어있는 돼지등뼈와 감자. 돼지등뼈는 두어 시간 찬물에 담가 핏물 제거가 필수입니다. 핏물이 제거된 뼈다귀는 팔팔 끓는 물에 10여 분 삶아 깨끗하게 씻은 뒤 중간 불로 1시간 남짓 끓여 진한 육수를 만듭니다. 껍질을 벗겨 씻은 감자는 굵직굵직하게 한입 크기로 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