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항 남방파제 해양레저체험센터 건설 현장. 멸종위기종 해송 서식지
파란탐사대 박성준
제주연안연산호군락지는 지난 20년 동안 언제나 위기였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로 강정마을 앞바다에 2km가 넘는 방파제가 건설되면서 조류 변화와 부유물로 인해 서건도와 강정 등대 인근 연산호 군락지가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훼손됐다. 이에 더해 멸종위기종 해송 등 법정보호종이 다수 서식하던 서귀포항 남방파제 군락지는 외항 방파제 확장공사로 심각하게 훼손됐고, 최근 같은 공간에서 해양수산부가 해양레저체험센터 건설을 추진하며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서귀포 관광잠수함은 23년간 문섬 연산호 군락지를 훼손하며 운영됐으며, 문섬과 범섬 산호들은 버려진 낚싯줄과 그물에 걸려 잘려나갔다. 훼손이 발생한 공간은 모두 보호구역이 3개 이상 중첩 지정된, 국가유산청에서 조사를 통해 핵심보전지역으로 지정해 놓은 공간들이다.
보호구역 지정 이후 20년간 이어진 훼손 문제에도 관리당국 중 어느 한 곳도 문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제도를 바꾸거나 해결책을 제시한 바 없다. 제주도는 연산호 서식지를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등재한 이후 5년 만에 주 서식지에 해군기지 건설을 추진했다.
환경부는 해군에서 제출한 허술한 환경영향평가서에 동의해주었고, 그 결과로 강정 앞바다 연산호 군락지가 사라졌다. 해양수산부는 멸종위기종 해송 서식지에 레저체험센터를 건설하며 추가 훼손을 발생시키고 있으며, 국가유산청은 관광잠수함, 낚시, 어업 등 군락지 이용을 아무런 지침이나 보호조치 없이 방치해왔다.
산호를 위해 할 수 있는 일
"지금 제주바다 산호의 위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한 가지 원인으로 갑자기 확 많은 수가 절멸하는 그런 모습이 아니라 복합적인 원인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김태훈 연구원은 산호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산호가 바뀐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이들에게 가해지는 인위적 스트레스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수온 상승으로 인한 변화를 단기간에 막아 낼 방법은 없지만, 육상 오염수, 낚시 어업 쓰레기 등 위험 요인을 감소시킬 방법은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산호 보호 정책의 핵심이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통한 산호 복원력 회복'에 있다고 말한다. 산호 삼각지대를 인접하고 있는 6개 국가는 산호 보호를 위한 협력을 약속하고 다양한 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보호구역을 대폭 확장하고 산호초 훼손을 최소화하도록 낚시와 어업 방식을 개선했다.
또한, 산호 보호를 위한 기금을 조성해 이를 지역사회와 연계한 다양한 지원 사업과 모니터링 프로그램에 투입했다. 인도네시아는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산호 교육을 진행하고 이들의 경제 활동이 산호초 보전과 연계되도록 지원하고 있다. 소순다 열도 주민은 산호를 증식·복원하고 서식지를 모니터링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해 수익을 얻으며,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산호 복원에 참여할 수 있는 관광코스를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