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bby and the 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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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의근 전임연구원은 "기존에는 지자체들이 국도, 고속도로를 집중적으로 조사하다 보니 고라니 등 야생동물 사고 건수가 많았던 반면, 고양이 사고 집계가 덜 되었던 것"이라고 응답한 바 있다.
올해 여름 아침 출근길이었다. 인도 옆쪽 수풀에 둔부 쪽에 피를 흘리는 고양이가 있었다. 정황상 도로를 건너다 달리는 차량을 미처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였다. 몇 차례 구조를 시도했지만 야생성이 강한 고양이를 구조하지 못했다.
가끔 도심 속 고양이를 유심히 관찰하곤 한다. 차량이 지나는 도로를 건너려고 유심히 도로를 살피고 건너는 고양이도 있지만, 냅다 도로를 건너는 고양이도 보게 된다. 도심지에서는 오늘도 길고양이의 목숨을 건 횡단이 현재진행형이다.
근본적으로 필요한 건 '차량 운행 속도 제한'
로드킬을 예방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로드킬을 줄이기 위해서 도심지 외 지역에서는 구조물 설치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이미 활용되고 있는 방법이다. 구조물 설치 위치, 종류, 형태는 지형의 특성과 구역에 사는 종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면 야간에 발생하는 로드킬을 방지하기 위해 동물의 시각영역을 자극하는 구조물을 설치한다. 도로 양 옆으로 빛이 비치면 잠시 멈추는 현상을 이용해 반사판과 같은 시설물을 설치한다. 이 외에도 유도로 등을 활용한 다양한 인공구조물을 설치하는 방법도 활용되고 있다.
다만 구조물 설치는 본질적으로 동물이 도로를 피해가도록 하는 방안이다. 동물이 인간의 의도대로만 움직인다면 좋겠지만 구조물 설치가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더 큰 문제는 구조물을 설치하는 지역에 관한 기준이나 지침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또한 도심지와 같은 경우 길고양이의 이동 통로를 제한하거나 우회하도록 유도하는 구조물 대안조차 없는 상태다.
구조물 설치는 로드킬 건수를 감소시킬 수 있겠지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로드킬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로드킬 발생 건수가 많은 지역에는 별도의 속도 제한이 반드시 필요하다. 노인보호구역, 어린이보호구역, 마을주민보호구역처럼 말이다.
이미 로드킬 관련 연구에 따르면 지형별, 종별 로드킬의 양상이 다르며 이에 따른 해결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만약 로드킬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에 야간과 같은 특정 시간만이라도 제한 속도 규정과 감시 카메라 설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도시는 동물의 목숨으로 세워진 무덤... '동물보호구역'은 어떨까
도시의 수평적 밀도가 고양이의 목숨을 앗아간다면 수직적인 밀도는 새의 목숨을 앗아간다. 언젠가부터 도심 속에서 새들의 죽음도 목격했다. 공덕역 지하철역 앞 동박새의 죽음과 신용산역 높은 빌딩 앞에서 새의 죽음은 내가 목격한 의문사(?)다.
처음에는 원인을 알 수 없었다. 몇 차례 새들의 죽음을 목격하고 동시에 매스컴을 통해 새들의 '유리창 충돌' 현상을 알게 되었다. 새들이 투명하거나 빛을 반사하는 유리창을 인지하지 못하고 부딪혀 다치거나 사망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는 것이다. 도로에 설치된 투명방음벽에 부딪혀 죽는 것도 동일한 현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