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구 중심에서 1.4km 거리에 있는 가슴높이 둘레 560cm 제원을 가진 팽나무(거제시 보호수). 이 개체를 조사구 내 팽나무 출현의 연유가 되는 어머니나무(母樹)로 본다.
박정기
경남 거제 능포동 장승반도(양지암)에 아름드리 팽나무 126그루가 자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면적과 분포 개체 수량에 있어 전국 최대 규모의 팽나무 서식지로,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박정기 경남도립거창대학 강사와 김구미 부산대 산업대학원 재학생, 최송현 부산대 교수(조경학)는 2023년부터 현지 조사를 거쳐, 한국환경생태학회 학술대회논문집에 게재한 '거제 장승반도 팽나무 분포지 생태적 해석'이란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팽나무는 한국과 중국·일본·대만 등지에 분포한다. 우리나라는 '장수목'으로 노거수가 많아 당목이 되거나 마을숲을 구성하기도 하며, 국내에는 천연기념물 팽나무 4본과 수림지 6곳이 있다.
박정기 강사 등 조사팀은 "장승반도에 자생하는 팽나무를 조사해 분포 현황과 생육특성을 분석해 가치를 평가하고 지속가능한 보존을 위한 기초자료를 얻는 데 목적을 뒀다"라며 "출현 개체의 연유가 되는 '어머니나무'를 찾고 자생지 천이과정을 밝혀내는 데 중점을 뒀다"라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이곳에는 가슴높이둘레 150cm를 넘는 팽나무 126개체가 생육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이들 가운데 가슴높이둘레가 180cm를 넘어 수령 100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개체는 83본이다. 평균 제원은 수고 15.6m, 수관 폭 16.8m, 가슴높이둘레 255cm다.
가슴높이둘레 300cm를 넘는 보호수급 개체가 16본이나 됐고, 최고 제원은 435cm다. 이곳에 자생하고 있는 팽나무 중 아직까지 한 그루도 보호수로 지정되지 않았다.
박정기 강사는 "팽나무는 장승반도 중간구역 북서사면 해발 25~55m 범위 내 출현 개체가 많았다"라며 "이는 미기후, 지형과 토질, 경작지인 밭 그리고 기존식물 종조성이 팽나무 발아와 성장에 유리한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팽나무 출현 연유를 밝히는 '어머니나무'도 찾았다. 박 강사는 "'어머니나무' 조사에서 조사 대상지 밖 서쪽 1.4km 지점 공동주택지에서 가슴높이 둘레 560cm 쌍간 보호수 1본과 노거수 고사목 위치를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조사 대상 북쪽 0.4km 지점 해안에 인접한 단독주택지에서 가슴높이 둘레 435cm 쌍간 노거수 1본을 조사했고, 어머니나무 2본의 '자식나무'로 추정되는 가슴높이 둘레 430cm 다간 1본, 385cm 단간 1본을 조사구 내에서 확인했다"고 부연했다.
"생태적 가치와 함께 보호할 가치가 매우 높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