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에게 받은 한 이메일.자신을 '30대 중반'의 구직자로 소개한 그의 고민은, 비단 한 사람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100세 인생, 젊은 세대가 부족하다 외치는 사회적 목소리 속에서도 우리는 왜 30대가 되면 새로운 도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일까.
김관식
며칠 전, 휴일 저녁. 오후 9시가 넘었을 무렵 누군가로부터 메일을 한통 받았다. 휴대폰 화면을 슬쩍 밑으로 쓸어내렸다.
'안녕하세요. 작가님! '잡지기자 클리닉'을 읽고 메일 드립니다!'
속으로 '회사 생활에 고민이 있나? 혹 조직에 궁금한 것이 생겼나?'하고 생각했다. 종종 잡지사에 다니면서 불합리한 대우를 받거나 체계에 대해 고민을 한다거나, 연봉협상이나 기사 작성할 때 주의할 점 등의 궁금증을 종종 메일로 받아보기는 한다. 그러나 막상 메일을 열어보니 전혀 다른 얘기였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새롭게 진로선택을 해야 되는 상황, 그리고, 관련 경험이 없는 와중에 뒤늦게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는 얘기였다. 그러면서 취업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포트폴리오는 어떤 식으로 준비해야 하는지 등 몇 가지 질문을 덧붙였다.
내용으로 봐서 이미 마음을 굳힌 것 같았다. 그래야 할 수 있는 질문이었으니까. 특히 메일 마지막에 "제게 추가로 조언해주실 부분 있으면 해달라" 하고 당부하는 표현이 눈에 띄었다.
모래시계가 갈수록 타들어 가는 기분. 그 마음은 당사자가 제일 잘 안다. 조언 한 마디라도 듣고 싶은 그 마음, 일분 일초 애타게 기다릴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기에 바로 짧은 답장부터 보냈다.
"메일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 (궁금한 것을 질문하고 답을 찾으려는) 순환작용이 필요해 책을 썼습니다. 내용을 정리해서 월요일에 답변드려도 될는지요"
흔쾌히 감사하다며 기다리겠단다. 하지만 월요일에 다른 업무를 하느라 답신을 보낼 시간을 깜빡했고, 이틀 후 퇴근 시간이 지나서야 답장을 보내게 됐다.
<잡지기자 클리닉>이라는 책이 2013년에 초판이 나왔고, 벌써 10여년이 훌쩍 넘었다. 그 사이 많은 후배를 보며 상담하고 느꼈던 것을 토대로 이야기하고자 했다. 한국잡지교육원에서 수강하는 이는 대부분 잡지/신문 기자를 꿈꾸나, 홍보/마케팅에 관심이 있거나 글쓰기를 위해 참여하는 이도 있다. 대학 졸업을 앞둔 이부터 이미 사회생활 2, 3년차도 있고, 언론고시나 방송 아나운서를 준비하던 이도 있다. 해외서 유학하고 취업을 위해 뛰어든 이도 있고, 지방에서 매일 버스와 기차로 오가며 꿈을 키우는 이도 있다. 연령도 20대 초반부터 30대 중후반까지 다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