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선 의장 "민심 거역하는 정치 없어... 시민 함께해 달라"

[인터뷰] 유진선 용인특례시의장, 그의 정치인생 10년

등록 2024.10.07 11:21수정 2024.10.0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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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유진선 용인특례시의장

유진선 용인특례시의장 ⓒ 박정훈


"시민이 원하는 건 행정(집행부)이나 의회가 무시를 못해요."

유진선 용인시의장(61). 용인시의회 최초 여성시의장인 그의 인터뷰 첫 마디는 민심을 거역하는 정치는 없다는 일갈이었다.

유 의장은 이날 인터뷰 내내 시민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그와의 인터뷰는 지난달 30일 대면과 서면을 통해 진행됐다.

용인최초 여성시의장...그가 기억하는 서울의봄

"그날 현장에 있었어요."

유 의장은 우리에게 영화 서울의 봄으로 잘 알려진 12.12를 기억하는 세대였다. 그는 당시 서울 정동에 위치한 경기여고(현 서울 강남이전)를 다녔던 그날을 떠올렸다. 81학번으로 고난의 현대사를 곁에서 지나온 그는 이날 자신의 기억을 전했다.

유 의장은 "그게(12.12) 다 수습되고 몇 시간 동안 한강대교를 갈 수 없었다"며 "또 당시 꿈을 품고 대학을 진학했지만 (잦은 데모로 인해)81년도에는 수업을 거의 못했다. 저희도 여대였지만 경찰이 들어오면 교문 앞에서 같이 싸웠다"고 회상했다.


87년에 대한 기억을 묻자 "저는 85년에 졸업했지만 당시 학교를 다니던 동생에게 전해 들었다"며 "당시 시민들의 반응이 저희 때와 달랐다더라. 학생들에게 먹을 것도 주고 응원해주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정치, 풀뿌리 민주주의 위한 시민들의 감시 당연...시민 함께해야"


a  용인특례시의회 본회의 모습

용인특례시의회 본회의 모습 ⓒ 용인특례시의회 제공


그런 그가 정치에 입문한 계기는 무엇일까?

"정치인도 세상을 변화시키겠지만 시민단체도 세상을 변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는 시민의 힘에 집중하며 세상의 변화를 기대했던 자신의 시각을 전했다. 유 의장은 시민단체 활동시절 막대한 세금 손실이 예상되는 용인 경전철 사태를 계기로 행정에 책임을 묻기 위해 1조 원 대 주민소송에 나섰다.

용인경전철 주민소송은 당시 과다한 교통 수요 예측으로 세금낭비 논란을 빚자 사업추진 당시 용인시장과 정책보좌관 등을 상대로 책임을 물어 용인시가 1조232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라는 내용이다.

2013년 10월 주민소송이 시작된 지 10여 년 만인 올해 2월 14일 서울고법은 "용인시는 이정문 전 용인시장과 한국교통연구원·담당 연구원 3명에게 총 214억여 원을 용인시에 지급하도록 청구하라"고 원고일부 승소 판결했다.

유 의장은 현 이재명 대표가 먼저 성남참여자치 시민모임을 조직해 활동을 이어오던 시절 용인참여자치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의정 모니터링단을 최초로 만들고 예산감시 운동에 집중했다.

당시를 회상하던 유 의장은 "주민소송까지 해보다 보니 밖에서 활동으로의 한계를 느꼈다. 제가 호기롭게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에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열심히 한다고 노력 했지만 이제 꼬리라도 잡았으면 다행"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예산감시 풀뿌리 시민단체 활동과 용인경전철 주민소송단 공동대표, 용인 친환경 무상급식 운동본부 공동대표 활동 등을 계기로 어느 덧 3선 시의원이 됐다.

감시하다 감시받는 입장이 되니 어떤가란 질문에 그는 "용인시 전체에 풀뿌리민주주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당연 한 것"이라며 "시스템의 한계를 보완하는 제도를 통해 시민들이 함께해야한다"고 말했다.

"위임한 권한 제대로 작동하는 게 정치...시민 목소리 들어야"

a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추석맞이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에 나선 용인특례시의회 의원들 모습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추석맞이 전통시장 장보기 행사에 나선 용인특례시의회 의원들 모습 ⓒ 용인특례시의회 제공

a  용인특례시의회 의원연구단체 탄소중립연구소Ⅱ (대표 이윤미) 연구용역 최종보고회 모습

용인특례시의회 의원연구단체 탄소중립연구소Ⅱ (대표 이윤미) 연구용역 최종보고회 모습 ⓒ 용인특례시의회


"어떤 공직자 분이 그러더군요. 주민참여 예산제 같은 경우 의원님의 권한이 (시민들과)상충되는 부분에 왜 그리 적극적이시냐고요."

유 의장이 정치에 입문 후 주목한 건 시민 참여에 의한 정치의 작동이었다. 그는 "일반 시민들 중에서 저희보다 좀 더 지혜롭고 경험이 많으면 그분들의 목소리를 더 귀 기울여야 시행착오도 덜 겪게 되는 것"이라며 "(주민이 위임한)권한이 제대로 작동하게 하는 게 정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민 참여를 강화하는 조례들을 더 많이 추진했다"며 "주민들도 참여하면 그 도시를 발전하는 데 보다 애착도 생기고 더 성숙한 지역 공동체를 만드는 과정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단체 시절 경험을 쌓아온 예산감시에도 확연한 성과를 나타냈다. 유 의장은 경전철 관련 운영사 선정을 공개입찰로 바꿔 7년간 예산을 350억 원 정도 절감했다. 또 불필요한 지원금 축소 및 재정운용 재구조화를 통해 450억 원을 절감했다. 대략 예산 절감액만 800억 원으로 추산된다.

"낭비예산 없는지 꼼꼼히 살펴야...난개발 오명 벗는 친환경 도시로 나아가길"

a  유진선 용인특례시의장

유진선 용인특례시의장 ⓒ 용인특례시의회 제공


"도시 공간이 매력적이어야 사람들이 살기 좋은 도시가 되는 게 아닌가요?"

유 의장은 이날 전반적 경기 침체 속 난개발을 해결해야 하는 용인시정에 대한 자신의 우려와 기대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내년에도 우리나라 경기 침체에 따라, 용인시 세입 형편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한정된 예산 배분 문제가 주요 관심사"라며 "특히 낭비예산이 없는지 꼼꼼히 살피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예산, 지역 공동체를 지탱하는 주민 예산, 지역의 문화유산을 가꾸는 예산, 통학 안전 등 미래세대를 위한 예산, 탄소중립 실현 예산 등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난개발 문제에 대한 해법에 대한 시각을 나타냈다. 유 의장은 "각 구의 도시개발 속도와 형태가 다른데 처인구는 미래 중심을 선도할 것이라 전망한다"며 "쾌적하고 살기 좋은 도시, 인간과 자연이 조화로운 친환경 도시로 지역발전이 됐으면 한다. 난개발의 오명을 벗고 지속가능한 도시를 디자인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초기 단계부터 체계적인 계획을 위해 소통하고 잘 추진되도록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인터뷰 말미 정치의 대한 의미에 대해 묻자 시민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풀뿌리 지방자치 실현과 시민주권 실현"이라며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중심의 통치에 기반을 둔 정치론을 제시했다.

유 의장은 "시민들의 다양한 각종 민원 일반적 행정 문제 등의 각종 여러 가지 목소리를 잘 녹여내야 되는 그런 과정이 정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음 지방선거를 묻자 "지난 10년간 너무 많은 에너지를 써서 (현재)번아웃이 온 상태"라며 "나중에 마음이 바뀔지 모르지만 현재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유진선 #용인특례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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