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공급되는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와 '채식주의자'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와 '채식주의자'가 추가공급되고 있다.
이정민
100만 부라는 판매 수량을 단순히 계산해 봐도 전 국민의 50분의 1. 즉, 50명 중 한 명은 채식주의자를 읽었다는 말이 된다(내가 책을 빌려놓고 읽지 않은 것처럼, 책을 구입하고 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은 간과해 주기 바란다).
뉴스와 통계 숫자들은 나에게 다시 채식주의자를 읽을 것을 권하고 있었다. 작가의 노벨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하지만, 그 책은 읽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있었고 그게 비난 받을까 불안했다.
나는 읽지 않을 결심도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마다 영화, 의복, 음식 등의 취향이 다르듯이 독서에도 취향이라는 게 있다. 천만 관객을 돌파한 역대 개봉영화 중에 범죄도시나 마블 시리즈가 있다. 그런데 나는 그 영화들을 보지 않았다.
싫어서가 아니라, 전적으로 내 취향에 맞지 않아서다.
천만 관객 영화를 보지 않았다고 해서 내 체면이 구겨진다거나 나의 지적 수준과 취향을 의심 받지 않지만, 유독 독서에 있어서 사람들은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 같다.
나는 에세이, 따뜻한 소설, 만화, 요리책, 그림책들도 참 좋아하는데, 대체로 쉽게 읽히거나 예쁜 책들이다. 내가 에세이나 그림책을 좋아한다고 하면 어떤 사람들은 은근히 얕잡아 보며 깔보기도 하고 고전이나 유명한 수상작들을 읽을 것을 강권하기도 한다.
노파심에 덧붙이자면, '고전을 읽지 말라'는 이야기는 절대 아님을 밝혀둔다. 나 또한 공자의 <논어>나 믿음사에서 나온 문학전집에 있는 책들을 때때로 읽으며 즐기기도 한다.
다만 도서 선택의 기준이 굳이 백만 독자가 선택한 책이어서가 아니라 내 취향에 부합하거나 지금 내 상황에 필요한 책을 고를 수 있는 자유의지가 바탕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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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탄 작가의 책, 그럼에도 읽지 않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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