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맑은 냇가도서관청계천의 물소리와 독서가들의 몸짓에서 우러나오는 독서향기는 압권이었다
박향숙
이어서 교보문고와 청계천 '책 읽는 맑은 냇가'에 갔다.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읽을 수 있는 그림책, 신간 및 교양도서 등이 담긴 책바구니와 동물형태 서가가 준비되어 있었고 청계천에 흐르는 물소리와 어우러지는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보노라니 저절로 생각이 머물고 마음이 어디론가 흘러가며 뜻하지 않은 영감이 쏙쏙 떠올랐다.
'아, 우리 군산에서도 야외도서관 할 곳이 많은데. 우리 군산 시민들도 이런 문화공간을 더 멋지게 꾸미고 참여할 수 있는데, 건의해볼까?'
군산 북 박람회 때 젊은 청년들과 시민들이 종이책을 들고 강당을 꽉 메웠던 모습이 떠올랐다. 박람회가 끝나더라도, 동네책방을 중심으로 정기적으로 야외에서 독서공간을 만들어보자는 의견들을 주고 받았었다.
그런데 행사가 끝나고 열기가 식기전에 추진하길 고대했는데, 현실은 그렇게 쉽지 않은 것 같다. 아쉬움만 남은 채 내년에도 또 박람회를 할 수 있을까 궁금할 뿐이다.
청계천 맑은 냇가 도서관 의자에 앉아, 다음 달 출간할 책의 작가를 만났다. 마지막 교정작업도 토의했다.
서울이 주거지이면서 군산 출판사를 결정하여 책 출간까지 맡겨준 그녀의 마음에 지난 여름을 거쳐 드디어 당신의 글쓰기 30여 년 만에 첫 책을 낸다. 서울여행 가이드를 직접 해주겠다고 하여, 광화문부터 청계천을 쭉 따라 걸으며, 동대문구 역사박물관과 평화시장에까지 도착했다.
뜻하지 않게 평화시장에서 만난 것은 전태일다리였다. '함께 부르는 연대의 노래'를 주제로 '2024 전태일다리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연대와 협력의 중요성을 알리고, 노동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전태일재단, 평화시장 등 다수의 단체가 펼친 행사였다., 미싱하는 분이 분홍색 손수건을 만들어주셔서 작은 기부를 하고, 마음으로 그 행사의 취지를 응원했다.
주말이라 그런지, 가는 곳마다, 축제의 장이 펼쳐지고, 역시 서울은 넓어서 그런지 볼거리 천지구나 싶었다. 우주세계 이미지 같은 돔 형태의 건물, 동대문 역사박물관도 들렀다.
교통편은 일부러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하면서 젊은 시절(무려 30여년 전) 출퇴근 시 지하철에 부대꼈던 옛 시절이 떠올라서 후배와 추억도 나눴다. 빨리 돌아가는 세상, 서울사람들 삶의 형태 역시 눈 깜짝할 사이 달라지니, 정신 바짝 차리고 후배를 잘 따라다녀야지 하는 맘이었다.
법정스님의 책을 읽으면서 한번은 가봐야기 했던 곳, 길상사에도 갔다. '성북동'이란 표지판을 보니, 김광섭 시인의 '성북동비둘기'라는 시 제목이 생각나고, 지하철 4호선에서 혜화역이라는 지하철 표지는 '대학로'를 떠올리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