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 언어 발달의 모든 것> 표지 이미지
원민우
- 보통 '아이의 언어 발달'을 두고 두 부류로 나뉘는데. 한쪽은 굉장히 예민하게 생각하고, 또 다른 쪽은 때 되면 알아서 느는 게 언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 같다. 전문가로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보통은 본인이 어릴 때 어떻게 자랐는지에 따라 혹은 주변에 어떤 사람이 있는지에 따라 예민하게 혹은 둔하게 반응하는 편인 것 같다. 그러니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다.
다만 나는 <내 아이 언어 발달의 모든 것>을 통해서든, 혹은 다른 루트를 통해서든 아이의 현재 언어 발달 단계를 꼭 확인하고 체크해 보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렇게 발달 단계를 확인해 보면 예민한 부모님은 '괜찮구나' 하고 느낄 수 있고, 반대로 둔감한 부모님은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겠구나' 하는 식으로 깨달을 수 있을 거라고 본다.
분명한 것은 언어 발달은 골든타임이 있다. 중요한 시기를 놓치면 아이도 힘들고 시간이든 노력이든 돈이든 더 들어갈 수밖에 없으니 발달 단계 체크를 통해 빠르게 아이의 현재를 파악하고 만약 문제가 있다면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
- 코로나 이후 아이들의 언어 및 사회성 발달 지연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코로나 때 영아 시기를 보낸 만 5세 미만 아동의 언어 발달 지연 비율이 전체 30%에 육박한다는 통계가 있다. 3명 중 1명은 언어가 느린 셈이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우선 마스크가 입을 가리면서 사람의 입 모양으로 언어를 배울 기회를 갖지 못했다는 걸 꼽을 수 있다. 또 언어는 곧 사회성인데 코로나가 다른 친구들을 비롯한 타인과 소통할 기회를 앗아간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중요한 점은 코로나 때 자극을 못 받았던 친구들이 계속 자라고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언어 지연의 문제였지만 점차 발음 문제, 읽기 문제로 영향을 미쳐서 교육기관에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지연된 만큼 더 많은 언어 자극과 교육이 필요하다."
- <내 아이 언어 발달의 모든 것>에도 강조했듯 아이들에게 언어 자극을 많이 줄 수 있는 건 놀이라고 하셨고, 인스타그램에서도 놀이를 통해 많은 부모님들과 소통하고 있다. 놀이 교육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를테면 아이들의 언어 발달에도 가장 좋은 건 책인 것 같은데?
"놀이란 아주 넓은 영역에서 보면 아이가 흥미를 보이고 지속하는 모든 활동을 의미한다. 아이는 놀이로 세상을 파악하고 수용하기 때문에 모든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언어로만 한정해서 이야기하면 환경이 변하면 사용하는 단어가 달라진다. 그런데 놀이는 일상 속에서 무수히 다양한 새로운 상황을 만들 수 있다. 다시 말해 아이는 놀이를 통해 수많은 언어를 사용하고 배울 수 있다.
여기서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놀이 안에서 언어의 사용을 많이 보여주는 것이다. 이를테면 자동차 장난감만 있어도, 소꿉놀이나 병원 놀이를 하면서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게 바로 책과 다른 점이다. 물론 책도 새로운 상황이 만들어지긴 하지만 듣고 보는데 그칠 뿐 직접 움직이면서 경험하는 자극은 놀이에 비해 약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