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늪은 '거대한 탄소저장소'... 퇴적토서 11만 6천톤 확인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23일 연구결과 발표... 저장량 86%는 돌말류에 의해

등록 2024.10.23 12:02수정 2024.10.23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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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 우포늪에서 퇴적토를 채취한 4개 지점, (우) 퇴적토 채취 모습
(좌) 우포늪에서 퇴적토를 채취한 4개 지점, (우) 퇴적토 채취 모습환경부

경남 창녕군 일원에 소재한 국내 최대의 내륙습지인 우포늪 퇴적토가 약 11만 6천톤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환경부 산하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담수 내륙습지의 탄소 저장량 규명 연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뒤 "내륙습지의 탄소 흡수 및 저장 능력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는 의미가 있다"고 23일 밝혔다.

우포늪은 1998년 3월 람사르 습지로 등록됐으며, '습지보전법'에 따라 보호를 받고 있다.

그동안 내륙습지는 메탄 생성균 등 혐기성 미생물을 통해 메탄,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를 방출하는 탄소배출원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내륙습지의 물속 식물플랑크톤이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퇴적토에 탄소를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2023년부터 우포늪의 퇴적토의 탄소 저장 능력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했다.

각 지점별 탄소량 분석 결과를 우포늪의 수(水)중 면적(2.62km2)에 대입하여 계산한 결과, 우포늪의 퇴적토(평균 6m 깊이 기준)에는 약 11만 6천 톤(115,555톤)의 탄소가 저장되어 있는 것으로 산출됐다.

탄소량을 이산화탄소(CO2eq)량으로 환산하기 위해 탄소-이산화탄소 전환계수(44/12)를 대입하여 계산한 결과 우포늪 퇴적토의 탄소 저장량은 이산화탄소(CO2eq) 약 42만 4천 톤(423,703톤)에 해당하는 양으로 산출됐다.


또 납 및 세슘 방사성동위원소를 활용하여 우포늪 퇴적토의 퇴적율을 분석 한 결과 연간 5.6mm의 퇴적토가 쌓이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였으며, 이를 통해 우포늪에 연간 저장되는 탄소량을 계산한 결과 우포늪에는 연간 약 190톤(189.97톤)의 탄소가 매년 저장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이산화탄소(CO2eq) 약 697톤(696.55톤)에 해당하는 양으로 파악된다.
 우포늪 물 아래 퇴적토에서 발견된 주요 돌말류의 전자현미경 사진
우포늪 물 아래 퇴적토에서 발견된 주요 돌말류의 전자현미경 사진환경부
환경부는 "우포늪(2.62km2)의 퇴적토(6m 깊이)에 저장된 약 11만 6천톤의 탄소 중 약 86%는 식물플랑크톤 중 돌말류(규조류)에 의해 저장된 탄소로 나타났으며 우포늪은 매년 약 190톤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돌말류는 식물플랑크톤의 일종으로 엽록체를 가지고 스스로 광합성을 하는 일차생산자이다. 또 물에 떠서 살거나 물기가 있는 토양, 돌, 나무 껍질 등에 붙어서 살기도 한다.


환경부는 "이번 연구는 우포늪의 수중 퇴적토가 저장하고 있는 탄소량 확인을 통해 내륙습지의 탄소 흡수 및 저장 능력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연구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이번 연구 결과를 '한국물환경학회지(Journal of Korean Society on Water Environment)' 12월호에 발표할 예정이다.

류시현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생물자원연구실장은 "이번 연구는 그동안 탄소배출원으로 여겨져 왔던 내륙습지가 탄소흡수원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한편, 내륙습지와 연안습지로 구분되는 습지는 일 년 중 일정 기간 이상 물에 잠겨 있거나 젖어 있는 땅을 말한다. 이 중 내륙습지는 담수가 흐르는 곳에 만들어진 습지로, 비가 올 때 침수되어 형성되거나 강 유역의 흙이 범람하여 쌓여서 만들어지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내륙습지는 한국 최대의 자연 늪인 우포늪, 대암산 용늪 등이 있다.

환경부의 조사 결과 우리나라의 내륙습지는 2022년 8월을 기준으로 총 2,704곳으로, 총 면적은 약 1,153.4km2(우리나라 면적의 약 1%)로 알려져 있다.
#우포늪 #탄소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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