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가리왕산 알파인 스키장 전경. 토사 유출로 파괴된 스키장에서는 산사태에 대비한 토목공사가 진행 중이다.
그린피스
'보호지역' 있으면 뭘 하나… "'페이퍼 보호지역' 다수"
그린피스‧우이령 사람들은 국내에 이름만 보호지역일 뿐, 실질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는 '페이퍼 보호지역'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한국 정부의 전략에 제시된 '2030년까지 육상과 해양을 각각 30%씩 보호지역으로 지정한다'는 목표가 무용지물한 것 아니냐는 우려다.
구체적인 '페이퍼 보호지역' 사례로는 강원도 양구군과 인제군에 걸쳐 있는 대암산을 제시했다. 대암산은 대한민국 제1호 람사르 습지로 등록된 천연보호구역이다. 하지만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말 벌채가 시작돼 축구 경기장 약 87.5개 크기인 약 70ha(헥타르) 이상의 훼손 현장이 확인됐다. 훼손된 지역 중 10ha는 천연보호구역이고, 훼손된 나머지 지역 중 다수도 야생동물 서식지로 개발이 금지된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이다.
가리왕산도 마찬가지다. 가리왕산은 2008년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됐지만, 평창동계올림픽 활강경기장 건설을 위해 2013년 일부가 보호구역에서 해제됐다. 당시 강원도는 올림픽 경기 후 산의 복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올림픽이 끝난 뒤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복원은 이뤄지지 않았고, 국가정원 추가 건설까지 검토되고 있다.
최 캠페이너는 <소리의숲>과의 통화에서 "국가정원을 만드는 과정을 보면 관광객을 위해 주차장을 비롯한 부대시설을 먼저 건설한다. 또 그곳에 있는 식생으로 정원을 만드는 경우는 거의 없고, 이색적인 꽃들로 조형을 한다"며 "이는 새로운 시설을 만드는 것이고 의도적인 외래종 침입이 되기 때문에, 건설 방법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생태계 보전‧복원과는 거리가 멀다"고 설명했다.
그밖에 그린피스는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 추진,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흑산도 일부 지역에 공항 건설 추진을 비롯해 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보호구역을 사례로 들었다. 그린피스는 "훼손되고 개발되는 보호지역을 방관한 채 목표 수치에만 집중한다면, 쿤밍-몬트리올 프레임워크가 목표한 실질적 효과는 없을 것"이라며 "보호지역의 개발 행위는 야생동식물 서식처와 탄소흡수원 파괴로 이어지고 산림 지속가능성을 떨어뜨리는 만큼, 한국 정부에 보호지역 관련 법안을 개선하고 개발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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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 '국제기준 미달'하고, '보호구역'은 지정되나 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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