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 전반기 정무위원장에 당선된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유성호
더불어민주당이 '친윤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했다. 지난달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육성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을 때, 윤 의원이 녹취록이 미칠 정치적 파장을 우려해 명태균씨를 회유하려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윤한홍 의원이 특정 녹취를 터뜨려 달라며 (명씨의) 회유를 시도한 정황이 언론에 보도됐다"라며 "(윤 대통령의) 육성 녹취가 공개된 직후 윤 의원이 명씨에게 전화해 '윤 대통령이 명씨에게 화내는 녹취 등을 공개해 달라'고 했다는 내용"이라며 "명씨는 그 대가로 불구속수사 등 경제적 지원을 제시했다"고 언급했다.
지난 19일 <노컷뉴스>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과정에서 명씨에게 전화해 "내 마누라랑 장모와 통화하지 말라"고 화를 낸 적이 있었는데, 지난달 31일 민주당이 윤 대통령의 육성 녹취를 공개한 후 파장을 우려한 윤 의원이 다음날 직접 명씨에게 전화해 이 녹취를 공개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윤 대통령이 과거 화를 낸 다음 날 명씨에게 다시 전화해 1시간가량 통화하며 사과했는데도 윤 의원은 명씨에게 윤 대통령이 '화를 낸 녹취'의 공개만 콕 집어 요구했다는 것이다. 명씨는 녹취 공개의 대가로 윤 의원에게 불구속 수사를 요구하는 등 자신의 수사 관련 거래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결국 '거래'는 성사되지 않았다는 것.
▲ 박찬대 “윤한홍, 명태균 회유 시도” ⓒ 유성호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윤 의원을 향한 야당의 공세는 점차 거세지고 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윤 의원이) 선택적 녹취 공개로 물타기를 하려 했다"라며 "회유, 증거인멸 교사이자 음흉한 뒷거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조작의 힘으로 불리고 싶지 않다면 윤 의원을 징계하고 김건희 특검법에 찬성하라"고 촉구했다.
한준호 최고위원은 같은 자리에서 "희한한 점은 윤 의원이 명씨와의 녹취록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는 점"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윤 대통령과 명씨 등 둘 사이의 대화를 윤 의원이 알고 있던 점을 근거로 '녹취 무마'에 용산의 의중이 실린 게 아닌지 의심한 셈이다. 한 최고위원은 "윤 의원은 (그 내용을) 어떻게 알았고 누구에게 들었냐"라며 "쉽게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