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열차 차량 내부의 모습. 바다가 보이는 동쪽 방향으로 모든 좌석을 배치시킨 점이 바다열차의 가장 큰 특장점이었다. (CC-BY-SA 3.0)
충북선 무궁화호/Wikimedia Common
운행 구간은 영동선의 강릉역에서 출발해 안인해변, 정동진, 망상해변을 거쳐 동해역에 닿고, 동해역에서 삼척선으로 갈아타 추암해수욕장, 삼척해수욕장을 거쳐 삼척역까지 이어지는 구간이었다. 1시간이 넘는 운행 시간동안 절반 이상 바다를 실내 '1열'에 앉아 관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TV 속 '애국가'로만 보던 추암해변의 촛대바위도 열차로 편하게 갈 수 있었고, '드라이브 코스'로만 알음알음 전해지던 등명해수욕장 주변의 비경은 열차 앞 풍경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알려졌다. 그 덕에 바다열차는 개통 1년 만에 12만 명의 탑승객을 태우면서 동해 바다를 완벽히 맛볼 수 있는 관광수단으로 거듭났다.
바다열차에 이어 2013년에는 '오지'로 꼽히는 경북 북부·강원 남부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중부내륙순환열차와 백두대간협곡열차가 운행을 시작했고, 전라선, 경전선을 달리는 남도해양관광열차와 장항선 일대를 달리는 서해금빛열차까지 개통했다. 바다열차의 성공은 다른 관광열차의 탄생을 하게끔 한 원동력이 된 셈이다.
140억 원 나눠내기 거부해... 16년 역사 마감할 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때는 '성화'를 옮기기도 했고, 기존의 3량 규모에서 4량으로 확장을 거치는 등 그야말로 승승장구하던 바다열차. 특히 바다열차는 무려 16년 동안 195만 명이 탑승하는 등 강원도 동부권 관광의 중심 노릇을 했다.
하지만 바다열차를 이용한 차량의 내구연한이 이미 초과했다는 것이 문제다. 바다열차의 모태가 된 열차는 1996년부터 1998년까지 통일호 열차에 투입하기 위해 만들어진 디젤 동차였다. 하지만 단거리 통일호가 2004년 공식적으로 사라지고, 이후 '통근열차'라는 이름으로 명맥을 이어갔지만 수익성이 좋지 않았다.
그런 통근열차가 2007년부터 속속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디젤 동차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노력도 이어졌다. 디젤 동차를 무궁화호로 개조하는 한편, 관광열차로 만들려기도 했다. 바다열차가 그 중 대표적인 케이스로, 불용 차량의 새로운 활용 예시로 각광을 받는 사례가 되었다.
하지만 디젤 동차의 내구 연한은 20년. 동일한 구간을 오갈 수 있는 디젤 동차의 마련이 늦어지면서 마지막 차량 도입 25년이 지난 현재까지 바다열차, 디젤 동차 무궁화호(RDC) 등이 곳곳에서 오가곤 했다. 그러나 차량 노후화로 인한 사고 및 고장의 위험성이 컸기에 이들 열차를 그대로 놔둘 수 없는 노릇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