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울의 봄> 관람객들이 영화 관람 직후 스마트워치로 측정한 심박수와 스트레스 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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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개봉한 <서울의 봄>은 12.12군사반란(전두환·노태우 등 군내 사조직 하나회가 일으킨 쿠데타)을 다룬 첫 영화로 개봉 6일 만인 28일 누적 관객 200만 명을 넘기며 흥행하고 있다.
온라인에선 영화를 보며 느낀 분노를 인증하는 '챌린지'까지 이어지고 있다. 스마트워치를 사용해 영화를 관람하기 전후로 크게 변화하는 심박수와 스트레스 지수 등을 찍고 SNS에 공유하는 식이다. <오마이뉴스>는 소셜미디어에 챌린지 사진을 올린 이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아무개(28)씨는 "저는 광주에서 자랐고, 전두환 정권으로 인해 1980년의 5월이 얼마나 끔찍했는지 정말 잘 안다. 그 비극을 막을 수 있었던 순간이 없었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 영화를 보게 됐다"며 "분노할 결말인 걸 알지만 혹시나 영화에서는 정의가 승리하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봤는데 결국 머리를 쥐어뜯기도 했고, 관자놀이에서 맥이 뛰는 게 느껴질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돈을 내고 영화를 보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즐겁진 않았지만, 이 영화 속 내용이 외면할 수 없는 우리의 역사라는 걸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해서 챌린지에 참여했다"며 "(신군부 세력에 맞서) 신념을 지켰던 이들은 이후 고통을 받았는데 이는 제가 받는 잠깐의 스트레스와 비교하지 못할 엄청난 재앙"이라고 덧붙였다.
역시 챌린지에 참여한 김재윤(34)씨는 "아픈 역사를 직접 겪지는 않았지만, 알고 있어야 하고 분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우리나라 국민들이 아직도 전두환에게 분노하고 있다는 점, (과거 역사를) 잊지 않고 있다는 점 등을 공유하고 싶었다. <서울의 봄>이 흥행하고 계속해서 매체에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송나래(30)씨도 "(12·12군사반란은) 영화로 회자될 만큼 악행이었지만, 전두환은 세상을 떠날 때까지 진정성 있게 사과하지 않았다"면서 "<서울의 봄> 챌린지는 이러한 역사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를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모든 문화나 트렌드는 항상 선도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서울의 봄> 역시 영화가 감명 깊고 재미있다고 느낀 관객들이 놀이와 연계한 챌린지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서 <5공 남산의 부장들>을 쓴 김충식 가천대학교 특임부총장은 "불의가 정의를 드라마틱하게 누른 시대 상을 보여주는 영화 내용에 국민들 마음 속 분노가 터진 것으로 보인다"며 "관객들은 (영화를 통해) 자유와 인권이 역주행하는 것을 막자는 교훈, 불의가 지배하더라도 정의가 관철될 수 있도록 싸워야 한다는 각오 등을 느낄 수 있을 것"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