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공해조치로 프리패스 하세요 우리차도 빨리 그렇게 하래~~
임은애
그런 차가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이 되었다. 그 전엔 그런 줄도 모르고 다녔다. 한국자동차환경협회로부터 우리차가 5등급 경유차이며 노후 경유차 운행단속 시행으로 위반시 과태료가 부과되는데, 그 금액이 10만 원이니 저공해조치를 하라는 안내장을 몇 년 전부터 받아왔다. 조기폐차나 매연저감장치 부착시 지자체에서 일부 금액을 지원해주니 저공해조치로 프리패스하라고 말이다.
처음엔 별 생각없이 이런 게 다 있어 했는데 정부 시책이 확대됨에 따라 우리 차를 운행하는데 직접적으로 제한을 많이 받게 됐다. 주중에 미세먼지경보 발령이 뜨는 날이면, 차를 몰고 집 밖으로 나갈 수가 없다. 또 한겨울부터 초봄까지 한 4개월 동안은 주말만 빼고 지하 주차장에 고이 모셔두어야만 했다.
하지만 주말 외에는 딱히 차 쓸 일이 별로 없어서 크게 불편함은 없었다. 또 근 몇 년은 코로나로 인해 여행을 핑계로 장거리 운전을 하며 돌아다닐 기회도 딱히 없었다. 그런 까닭에 이런 저런 이유로 차량 폐차를 다음에, 다음에 그렇게 미루다 올해까지 왔다.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조치의 일환으로 배출가스 저감장치(DPF)가 미장착된 노후 경유 차량에 대한 운행제한 조치가 이뤄진 지는 꽤 됐다. 2017년 서울을 시작으로 매년 경기, 인천 지역으로 확대되더니 지금은 전국으로 확대조치 되었다. 이 낡고 오래 된 늙은 차는 서울 시내 진입이 금지된 지도 꽤 됐다.
오래 된 경유 차량이 뿜어대는 배기가스가 환경을 심각하게 오염시킬 뿐만 아니라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의 주요 발생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이란다. 처음엔 미세먼지 경보발령이 뜨는 날만 운행제한이 이뤄지고 어길 시 1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하지만 근래에는 미세먼지계절관리제까지 실시하여 매년 12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강제로 운행제한을 한다. 대신 5등급 경유 차량이라도 매연저감장치를 장착하거나 조기폐차를 신청하면 일정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정부 시책에 동참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는 출고시 매연저감장치가 부착이 안 된 4등급 경유차까지 확대하여 조기폐차를 지원하고 있다. 차 쓸 일이 별로 없는 우리집에서 폐차 시키긴 아깝다는 이유로 차량 두 대를 끌어안고 있을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올해 12월이 오기 전에 과감하게 조기폐차를 신청하고 마무리를 했다.
협회로부터 조기폐차 대상임을 확인하고, 인터넷을 통해 조기폐차를 신청했더니, 그 확인서가 우편으로 배달되었다. 그리고 집 근처 차량 폐차장에 전화 한 통 했더니, 차량이 견인되고, 폐차가 완료되기까지 2~3일이면 족했다. 웬만한 노후 경유차들이 대부분 저공해조치를 다 해서 그런가 보다. 이 조치의 정부 지원도 이제 막바지에 이르렀나 보다.
견인차가 와서 꽁꽁 핸들을 묶고 견인해 갈 때, 보내는 내 맘은 아쉬움 가득 눈물까지 날 지경이었는데... 그 일처리는 너무 쉽고 빨랐다. 전화 한 통으로 17년 추억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참으로 편리하고 간단하고 또 쉬운, 그런 세상을 살아가고 있구나 싶어 맘이 참 씁쓸했다.
가족 모두 모여 기념으로 단체 사진이라도 하나 찍었어야 하는데, 시간이 여의치 않았다. 대신 셋째 막내랑 나는 차량을 깨끗하게 비우고 이런저런 포즈를 취하는 것으로 그 아쉬움을 달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