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대령이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군사법원에서 열리는 해병대 채상병 순직사건 관련 항명 혐의 제4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권우성
17일 오전 9시 30분께 빨간색 해병대 티를 입고 모인 해병대원들은 해병대를 대표하는 군가인 '팔각모 사나이'를 부르며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 앞에 도착했다. 박 대령의 해병대 동기인 간부사관 81기, 해병대 예비역 연대,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 30여 명은 '박정훈 대령 응원 및 해병연대 기자회견' 현장에 자리했다.
홍성우씨는 "지난 2004년 전역 후 딱 20년 만에 박 대령님과 재회한다"며 옅은 미소를 내보였다. 그는 "박 대령님은 대원들에게 부당한 지시를 한 적도 없었고, 대원들과 마찰도 없었던 분"이라며 "그런 기억만으로도 인품이 좋은 게 드러나는 사람"이라고 회상했다. 박 대령 역시 그의 어깨를 토닥이며 안부를 묻고 환히 웃어 보였다. 마이크를 쥔 홍씨는 "법과 원칙"이란 말로 박 대령을 소개했다.
이어 마이크를 받은 신승환씨는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수사 과정에서 부당하게 외압을 가하고 진실을 축소, 은폐시켰다는 의혹이 계속 불거지고 있는데도 제대로 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진실을 밝히고자 했던 박 대령에게는 항명죄를 씌워 입을 틀어막고 모욕하고 있으며 진실을 밝힐 수 있는 특검에 대해서는 여당까지 합세해 거부권만 행사하려는 모습"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13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청년·대학생 경고 집회에 다녀왔다"며 "20일엔 박 대령의 모교인 경북대에서 기자회견을, 다가오는 21일 화요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있을 시에는 당일 오후 6시에 다시 대통령실 앞에 모일 것을 계획하고 있다"며 특검법 수용을 촉구했다.
박 대령 변호인 김정민 변호사는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대통령실의 만행이 만천하에 공개됐다"며 "이 사건은 박 대령의 항명 사건이 아니라 대통령 윤석열의 항명 사건이자, 엄중한 국민의 명령을 위반한 사건"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대통령실이 모든 책임을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에게 뒤집어씌우며 꼬리 자르기를 하려하고 있다"며 "▲ 군사재판에서의 모든 의혹 규명을 위해 공소 취소 반대 ▲ 박 대령 항명 사건을 수사한 김동혁 검찰단장과 군 검사들의 보직 해임 ▲ 대통령의 특검법 수용과 국방부 장관의 재판 중립 ▲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의 진실 고백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공수처로 사건 해결? 그게 바로 망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