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군 주택가 마당에 서 있는 皇國臣民誓詞(황국신민서사)
심규상
23일 오전 충남 청양군 청양읍 주택가 한 마당. 기이하게 생긴 돌이 서 있다. 잡풀 더미 속에 방치돼 있지만 모양새가 예사롭지 않다. 한 면은 평평하지만, 나머지는 굴곡이 깊다. 대략 눈대중으로 높이 170cm에 둘레는 3.5m 남짓이다.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뜻밖의 문구가 써 있다.
크게 가로로 '皇國臣民誓詞(황국신민서사)'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그 아래에 세로에는 일본어로 "1. 우리는 대일본제국의 신민입니다. 2. 우리는 마음을 합하여 천황폐하에게 충의를 다합니다. 3. 우리는 인고 단련하여 훌륭하고 강한 국민이 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맹세문이 새겨 있다. 맨 아래에는 다시 가로로 '황기(皇紀) 2600년 기념'이라고 적혀 있다.
'황기 2600년'은 1940년. 이때 일본 천황 즉위 2600년을 기념해 세운 것임을 알 수 있다.
"해방되자 주민들이 파묻었다는 거야, 그런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