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옷수거함에서 모아진 의류들. 입을 수 있는 옷도 있고, 그렇지 않은 옷들이 섞여 있다.
인천녹색연합
버려진 옷을 먹고 있는 소의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산처럼 쌓인 옷더미 속에 언젠가 내가 버린 티셔츠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상을 한 번에 끝까지 볼 수 없을 만큼 마음이 불편했다.
2021년 7월 방영된 KBS <환경스페셜> '지구를 위한 옷은 없다'는 우리가 얼마나 많은 옷을 만들고 버리는지, 헌옷 수거함에 모여 저소득국가에 수출되지만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는 옷의 모습을 담았다. 결국 쓰레기가 된 헌옷들은 하천에, 공터에 쌓인 채 방치되어 지역사회와 주민들에게 지속적인 피해를 주고 있다.
섬유산업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6~10%에 달하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수질오염의 20%를 일으키며, 해양 미세플라스틱의 20~35%를 차지한다. 우리가 입는 대다수 옷은 합성섬유로, 플라스틱을 원료로 하고 있다. 섬유를 염색하는 과정에서 많은 물이 사용되기에 섬유 공장 주변 하천은 염색원료로 오염된다.
의류업계는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겠다며 재고 의류를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 또는 기부하는 대신 소각한다. 원료 추출부터 생산단계-소비-처리까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옷은 대표적인 '환경오염 산업'으로 꼽을 수 있다.
안 입는 옷이 21%... 옷 수명 늘리기 위한 의류교환캠페인
시민단체 다시입다연구소의 2020년 설문조사 결과, 사놓고 입지 않는 옷의 평균 비율은 21%였다. 옷장 속에 있는 다섯 벌 중 한 벌은 멀쩡하지만 입지 않는 옷이다. 버리자니 아까워 그냥 두고, 남 주기에도 애매해서 걸어두고, 정리를 못해 남아 있는 옷이 집안 곳곳에 쌓여있다. 그러다 어느 날, 옷 한 무더기가 헌옷 수거함으로 옮겨가지만 그렇게 수출된 중고의류는 결국 쓰레기가 되는 현실이다.
이미 만들어진 제품의 수명을 최대한 늘리는 것이 지구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 말하는 다시입다연구소는 안 입는 옷을 교환하는 캠페인과 수선 체험 워크숍을 통해 재사용 문화를 확산하고 있다.
의류교환 캠페인에 참여하면 다른 사람의 특별한 추억이 담긴 옷을 선택하는 경험을 할 수 있고, 직접 수선을 함으로써 더욱 오래 옷을 입게 되니 환경 실천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 이런 경험을 하다 보면 품질이 낮고 너무 저렴한 옷을 사지 않는 구매 방식의 변화도 일어날 수 있다.
이렇게 시민들이 노력하면 의류산업이 일으키는 환경오염 문제는 해결이 될까?
수리·수선을 하면 보조금 지원하는 프랑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