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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청역 역주행 교통사고가 발생한 뒤 급발진이냐 아니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습니다.
이번 사고를 보면서 몇 년 전 있었던 아버지의 교통사고가 떠올랐습니다. 당시 아버지가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면서 주차된 차량 여러 대를 추돌하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사고 원인을 두고 처음에는 급발진이 아닌가 의심이 됐습니다. 그러나 사고는 자동차 매트에 액셀이 끼어 페달이 올라오지 못해 발생했습니다.
자동차 매트 액셀 끼임 사고, 해외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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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자동차 매트에 엑셀이 끼어 페달이 올라오지 않았다는 경험담이 많이 있다 ⓒ 온라인커뮤니티 갈무리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아버지 사고처럼 자동차 매트에 액셀이 끼어 페달이 올라오지 않아 위험했다는 경험담이 종종 올라옵니다. 작성자들이 올린 사진을 보면 액셀이 매트 안으로 들어가거나 끼어서 올라오지 않는 모습입니다.
자동차 매트 액셀 끼임 사고는 한국에서만 발생한 게 아닙니다. 지난 2009년 8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일가족 4명이 탄 일본 렉서스 차량이 시속 195km로 급발진하면서 탑승객 전원이 사망하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합니다.
당시 사고 원인을 조사해 보니 운전석 바닥에 깔린 장판 때문에 액셀이 밟힌 상태에서 회복이 되지 않는 결함이 발견됐습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때 도요타 자동차의 중고차 가격이 폭락하거나 판매가 부진한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자동차 매트 때문에 액셀 페달이 올라오지 않는 경우는 차종과 맞지 않는 매트를 장착하거나 고정 고리가 헐거워 매트가 운전 중에 움직이면서 발생합니다. 운전석에 설치된 자동차 매트에 액셀이 끼이는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비슷한 사고로 브레이크 페달에 이물질이 끼어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나 2017년 미국 뉴욕 맨하탄 플러싱에서 관광버스가 시내버스를 들이받아 운전사와 시내버스 승객, 행인 등 3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을 당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조사 결과 사고 운전자가 평소 갖고 다니는 보온병이 바닥에 떨어져 한쪽은 브레이크 페달 아래로 다른 한쪽은 액셀 페달에 걸쳐져 사고를 낸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운전사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지만 오히려 액셀 패달이 눌러진 셈입니다.
국내에서도 브레이크 페달에 물병이나 물티슈, 자동차 부착용 액세서리가 들어가 사고가 났다는 사례가 종종 나옵니다. 자동차를 갓길에 정차하고 빼내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 있겠지만, 갑자기 브레이크 페달이 작동하지 않거나 자동차가 굉음을 내며 빠르게 진행하면 대부분의 운전자는 극심한 공포와 공황 상태에 빠져 대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자동차가 '도로 위 흉기'가 되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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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는 사고 이후 운전을 하지 않았고, 자동차는 얼마 뒤 폐차했다. ⓒ 임병도
아버지는 사고 이후 거의 운전을 하지 않으셨고 얼마 뒤에는 자진해서 면허를 반납했습니다. 대물 사고였지만 혹시나 사람을 다치게 할 수도 있었다는 죄책감 때문이었습니다. 육체적으로 건강하신 분이었지만 당시 사고에 대한 트라우마는 운전대를 아예 놓게 만들었습니다. 사고를 낸 자동차는 수리를 해서 간혹 제가 타고 다녔지만, 얼마 뒤 폐차를 했습니다.
시청역 역주행 교통사고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 사고가 발생한 뒤 전문가들은 '페달 블랙박스' 장착이나 고령자 운전면허 제한 등 다양한 대책 등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대책이 모든 사고를 막을 수는 없어 보입니다.
자동차 교통사고의 원인은 다양합니다. 그 원인을 모두 파악할 순 없지만 단 하나 분명한 것은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누군가는 목숨을 잃을 수 있고 크게 다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동차가 도로 위의 흉기로 언제든 변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시동을 걸기 전에 운전을 방해할 수 있는 액세서리나 물건, 자동차 매트가 있는지 확인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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