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내린 비로 떠내려가는 백제문화재 '유등'
보철거시민행동
백제문화제에 사용될 유등 조형물이 지난 20, 21일 이틀 동안 내린 비로 인한 급물살을 버티지 못하고 휩쓸려 갔다. 행사 때 사용하려고 강을 가로질러 만들었던 부교(배다리)도 뜯겨나갔다. 물에 떠내려간 설치물들은 공주 공산성 앞 금강을 가로지르는 금강철교 바로 아래쪽에 새로 만드는 교각의 철골구조물에 걸려 볼썽사납게 방치돼 있었다.
지난 22일, 제70회 백제문화제가 열릴 예정인 공주시 금강변의 금강신관공원과 미르섬 일대에서 목격한 모습이다. 이날 <오마이뉴스>는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보철거시민행동)과 현장을 동행 취재했다. 오는 28일, 문화제 개막을 일주일 앞둔 이곳 현장에서는 물이 빠진 뒤 쌓인 펄을 씻으며 분주한 모습이었다. 강물에 띄우려고 준비한 황포돛배의 일부도 유실된듯했다.
그동안 공주시는 4억 1000만 원을 투입해 '웅진백제 등불 향연' 프로그램으로 공산성과 미르섬을 잇는 배다리, 황포돛배 430척과 유등 130점 등을 설치해 왔다. 미르섬 일대 꽃단지와 조명 설치 등으로 책정된 예산도 5억 원이다. 하지만 이틀간 내린 폭우로 유등이 쓸려 내려가는 등 피해액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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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live/f9cL5qH5CjI?si=tJjw6XM3mznmZt_G)
임도훈 보철거시민행동 상황실장은 "제70회 백제문화제를 위해 공주시가 설치한 유등과 부교, 황포돛배 등이 올해도 어김없이 강우에 쓸려 내려갔다"라면서 "2022년부터 올해까지 벌써 3번째 반복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임 실장의 말처럼 '대백제전'으로 치러진 2023년에도 상황이 비슷했다. 백제 웅진천도를 기념한다며 475척의 황포돛배와 160여 점의 유등을 설치했지만, 당시에도 강우로 인해 대부분 유실됐다.
작년 백제문화제 때 피해를 키운 건 공주보 담수 때문이기도 했다. 공주시는 수년 째 민관 협의를 어기로 유등과 황포돛배를 띄우기 위해 공주보를 담수해 왔다. 작년에는 환경단체 활동가 등이 고마나루에서 담수에 반대하며 수중 시위까지 벌였지만, 담수를 중단하지 않았고, 이 상태에서 비가 와서 수위가 급격하게 상승했다. 공주시는 결국, 100여 척의 황포돛배를 띄운 채 행사를 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