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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있는 '소시오패스' 대응법 "그를 질리게 하라"

31회 차세대여성리더 콘퍼런스 열려... 서지희 '윈' 회장 "결코 포기하지 마세요"

등록 2024.11.20 18:28수정 2024.11.2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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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회사 상품 담당 10년 차 차장입니다. 고객지원 담당자 A가 항의가 들어오니 저한테 잘못을 뒤집어씌웠어요. 너무 억울해서 하나하나 짚어가며 그 사람 잘못인 걸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후 A가 제 일을 도와주지 않고 있어요. 제가 상품 담당이라 고객지원이 필요한데, 말도 못 하고 끙끙대며 일을 끌어안고 있습니다. 현명하게 갈등에 대처하는 방법이 없을까요?"

회사의 중간관리자라는 사연자의 상황에 기업의 내로라하는 여성 임원 네 명이 머리를 맞댔다. 노선희 포드코리아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총괄전무, 허진경 ㈜퀴네앤나겔 인사총괄 전무, 오경아 폭스바겐그룹코리아 인사담당 부사장, 손보현 전 두산퓨얼셀 기술전략 상무가 그들이다. 여성 리더들의 모임 사단법인 '윈(WIN, women in Innovation)이 주관하는 제 31회 차세대 여성 리더 퍼런스가 열린 20일, 'WIN 고민상담소' 프로그램에서 진행된 일이다.

' 멘토'로서 상담에 나선 오 부사장은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필요한 일은 요청할 것 같다"라고, 손 전 상무는 "협력이 필수적이라면 개인적인 자리를 만들어서 감정을 풀어보면 어떨까"라고 조언했다. 노 총괄전무는 "A도 자기가 무슨 짓을 했는지는 다 알 것"이라며 "사연자가 그 사람을 위해,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주고 스스로는 실리를 찾으면 어떠냐"라고 말했다.

 여성 리더들의 모임 사단법인 WIN(Women in INnovation)이 주관하는 제 31회 차세대 여성리더 콘퍼런스가 20일 서울 서초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렸다.
여성 리더들의 모임 사단법인 WIN(Women in INnovation)이 주관하는 제 31회 차세대 여성리더 콘퍼런스가 20일 서울 서초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렸다.이주연

다음은 사내 정치에 휘말려 갈등을 빚고 있다는 사연이었다. 외부에서 영입된 상사가 전 회사에서 후배 두 명을 데려오면서 중요한 업무는 그들에게만 맡기고 자신을 배제한다는 고민이었다.

오 부사장은 "대기업이라면 회사 임원이 자주 바뀌니, 2~3년 상사가 바뀔 때까지 버텨보라"고 진단했다. 그는 "보통은 내가 더 회사를 오래 다니지 않나, 본인의 커리어를 생각해 보고 이직도 준비해야 한다"라며 "잘못하면 나의 전문성이 아까워질 수 있으니 신중하게 생각해 보라"고 덧붙였다. 허 전무는 "그 사람에게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면 좋겠다"라고 조언했고, 노 총괄전무는 "새로운 조직에 왔는데 내 사람이 없다면 리스크가 높을 수 있지만 언제까지 두 사람에게만 기댈 수는 없을 거다, 기회를 엿보라"고 말했다.

모든 업무에 대해 세세하게 개입하며 일일이 지시 내리고 통제하는, 이른바 빨간펜 선생님 상사에 대한 사연도 있었다. 허 전무는 "불안이 많은 상사가 그러는 경향이 있다, 그 사람의 불안과 압박을 파악하는 노력을 한다면 그 사람의 강박을 관리할 수 있다"라며 "그렇다고 너무 맞춰주진 않되, 마음 아픈 사람일 수 있으니 이해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총괄전무는 "회사에는 다양한 종류의 소시오패스가 있다"라며 "그 사람을 더더욱 귀찮게 해서 질리게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전했다.

'갈등을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콘퍼런스에 대해 손 총괄전무는 "사연자들 속 어느 캐릭터는 과거와 현재의 내 모습일 수 있다"라며 "객관적으로 자신을 돌아보고 현명한 여성 리더가 되는 계기가 됐길 바란다"고 밝혔다.


"어떤 상황에서 결코 포기하지 마시라"

기업 내 다양한 갈등 상황을 공유하고, 해결 방법을 모색한 '차세대 여성 리더 콘퍼런스'는 여성들이 리더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마주할 수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지혜를 모색하는 자리다. 이날 각계에서 여성리더로 자리매김한 멘토 50명과 멘티 250명이 참석해 그룹 멘토링을 진행하기도 했다.


콘퍼런스에서 서지희 윈 회장은 "윈은 여성들의 역할 확대를 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자는 미션 하에 2007년 창립 후 2009년 5월부터 차세대 여성 리더 콘퍼런스를 시작했다"라며 "상·하반기 콘퍼런스를 진행한 지 15년이 지나 31회를 맞이했다, 여성 리더를 육성한다는 새로운 마음으로 콘퍼런스를 준비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서 회장은 "콘퍼런스를 통해 6700명의 참가자가 여성 리더로 육성됐고, 일부 멤버는 기업 임원으로 성장해 윈의 회원 자격으로 멘토로 참여해 후배들을 멘토링하는 선순환을 이어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여성 리더들의 모임 사단법인 WIN(Women in INnovation)이 주관하는 제 31회 차세대 여성리더 콘퍼런스가 20일 서울 서초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렸다. 서지희 WIN 회장이 콘퍼런스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여성 리더들의 모임 사단법인 WIN(Women in INnovation)이 주관하는 제 31회 차세대 여성리더 콘퍼런스가 20일 서울 서초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렸다. 서지희 WIN 회장이 콘퍼런스 환영사를 하고 있다.이주연

그러면서 서 회장은 "사회 각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업 조직 및 경제 부분에서의 여성의 경제활동 관련 지수는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라며 "매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성 격차 지수를 발표하고 있는데 2024년 우리나라는 146개국 중에서 108위를 차지했다, 3년째 내리 하락한 결과"라고 전했다.

서 회장은 "매출액 500대 기업 등기임원 여성 비율이 11%라고 한다, 2019년 3%였던 게 급증한 것"이라며 "들여다보면, 내부 승진한 여성 임원 비율은 여전히 3%에 머물고 있고 외부 전문가들인 사외이사비율이 급증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서 회장은 "출산과 육아기 때 노동시장에서 여성들이 퇴장하고 복귀가 되지 않고 있는데, 기업들의 여성 관리자 육성이 시급한 이유"라고 진단했다. 서 회장은 "이 자리에 오신 여성 중간관리자 한 분 한 분이 참으로 소중하다는 뜻"이라며 "어떤 상황에서 결코 포기하지 마시라"고 강조했다.
#WIN #서지희 #차세대여성리더컨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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