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가서 돌아오지 않다

보길도에서 보내는 시 두편

등록 2001.08.11 16:54수정 2001.08.11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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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來 - 가서 돌아오지 않다


오늘 아침
가서 돌아오지 않는 것들에 대해 생각합니다.


밤새 큰비가 내리고
목백일홍 꽃이 다 졌습니다.

이제 더 이상 꽃 지는 때가 슬프지 않습니다.
돌아올 수 없는 길 떠난 사람이 서럽지 않습니다.

가서 돌아와야 한다면
얼마나 끔찍한 일이겠습니까.

문득 생각의 길을 따라 갑니다.
가서 돌아오지 않습니다.





양초장수



늙은 양초장수 보았네.
노화도 선창가에 앉아
하염없는 물결 보았네.

출렁이며 출렁이며
양초장수 늙은이 어디서 흘러 왔으리.
어느 적 촛불처럼 붉게도 타올랐으리.

노화도 뱃머리에 우두커니 앉아
청해진 전파사 구성진 가락 듣네.
향기양초 수레 끄는 양초장수 보네.
하염없는 물결에 밀려가네 밀려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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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자 섬 활동가입니다. 사단법인 섬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으며,<당신에게 섬><섬을 걷다><전라도 섬맛기행><바다의 황금시대 파시>저자입니다. 섬연구소 홈페이지. https://cafe.naver.com/isla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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