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축제여행 바라보기

수용자의 눈빛에 다음 축제의 성패가 달렸습니다

등록 2001.10.29 00:56수정 2001.10.29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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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자의 입장에서 축제 점수 매기기

옛적 배고팠던 시절 한 번씩 돌아오는 집안의 제사는 망자와 직계손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이웃집이나 친척들에게는 모처럼 쌀밥을 먹는 날이어서 기대감을 안기도 했던 날이었다.


그런 제사가 좀더 큰 것이 바로 축제라고 볼 수 있다. 공동체 사회의 염원을 담아 그들 사회의 안녕과 단합을 도모하였던 것에서 비롯되어 일탈 즉 해방의 공간까지 제공했던 축제의 역사는 수없이 논의되었다.

지방자치시대가 되면서 각 자치단체별로 들어서게 된 축제를 국민들 대부분은 방문을 통해 경험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축제가 말만 풍성할 뿐 수용자의 자리를 찾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게 되었다.

심지어 이러한 축제를 "그들만의 축제"로 불러 온 지가 꽤나 오래 되었음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 이유를 어느 몇 가지로 말할 수 없지만 축제 주최자들의 시민사회에 대한 축제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이 없었던 점과 이로 인해 낯선 축제로의 진입이 이들에 대해 시민의 관여와 질타 부족으로 연결되었음도 한 원인이 된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조금은 시니컬한 방식의 축제 읽기와 평가 방법을 제시해 본다.

① 축제가 열리는지 어디서 알게 되었는가를 생각해 보자(축제 개최정보의 취득)

텔레비전 광고를 통해 그 정보를 입수했다면 이 축제에 있어 방송국의 역할이 지대함으로 미리 방송에 나갈 준비를 하고 가면 된다. 적어도 전국노래자랑, 혹은 지방방송의 노래자랑 정도는 준비된 축제이므로 노래 잘 부르는 사람은 미리 미리 방송 출연을 위하여 참가 신청 하는 것을 잊지 말자.

더불어 운이 좋거나 실력이 월등하여 예선에 통과했다면 이웃집 사람들을 비롯하여 이곳 저곳 다 연락하여 방송 녹화 당일 함께 가도록 하자. 이것이 관객 동원을 위한 방송의 위력을 확인해주는 수단임을 다시금 주최측에 확신을 시켜주는 것이며, 방송과 주최측이 긴밀한 유대 속에 축제를 더욱 영상화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이런 방영의 여부에 관광부서 직원의 역량을 따지는 지역도 있다고 한다. 참고로 축제의 관람인파가 전해 보다 늘었다면 다음회에는 주관단체에서 방송에 투여하는 비용이 더욱 증가하게 되며, 오직 방송만이 축제의 성공 여부를 가름한다는 맹신자들이 주최측에 늘게 된다.

② 행사장 진입로의 축하 플래카드를 잘 보고 가자.


천편일률적인 플래카드의 문구를 보면 그 지역의 지방자치제가 얼마나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지 가늠할 수 있으며, 아직 세파에 떼를 덜 탄 지역민들이 관을 믿고 의탁하는 농도를 확인할 수 있다.

③ 행사장 입구 주차요원의 친절도를 보자.

먼저 유니폼 혹은 표식의 유무를 확인하자. 급조된 축제일수록 이 부분에 취약하며, 경찰관이나 공익요원, 해병 전우회, 소방대원 등이 안내를 하는 경우는 제도권 내부의 긴밀한 유대관계 속에 행사가 치러지고 있음을 예측해볼 수 있다. 자원봉사자가 안내를 하는 경우는 축제 준비에 대한 시민의 참여를 위한 통로들이 개진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결정적인 것은 그들의 표정이다. 자발적인 참여나 혹은 서로와의 유기적인 관계에 참여하게된 주차요원의 눈빛에는 친절한 미소가 끊이지 않는다. 강제적으로 혹은 마지못해 나서게 된 주차요원의 호각소리와 수신호에는 축제 관람자들이 제발 그만 와주었으면 하는 역력한 몸짓이 배어 있다.

④ 정문 통과시 매표 혹은 카운팅 요원의 표정을 보자.

주차요원과 유사하게 유니폼과 표식의 여부에 따라 일단의 평가를 해볼 수 있으며, 인사의 예법에서 축제의 등급을 나눠 볼 수 있다. 백화점의 정문에서 만나는 아가씨들처럼 인사를 마주친다면 이 축제는 세련미의 극치가 금전의 투여를 통한 여성의 접대에 있다는 것을 표방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다.

예쁘고 상냥하게 인사하는 아가씨가 무슨 죄가 있겠는가마는 조금 시간이 있다면 그 아가씨에게 공손히 질문을 해보자. "이번 축제의 컨셉은 무엇인가요?, 이번 축제의 메인 이벤트가 무엇이죠?, 오늘 프로그램중 가장 흥미 있는 것이 무엇이죠?, 이 축제의 총 감독은 누구시죠?"

⑤ 가장 첫 번째 만나는 시설물이 무엇인가를 확인하자.

첫 번째 시설물이 축제행사장에 대한 서비스와 관련이 있는가? 주제와 관련이 있는가? 아니면 이도 저도 아닌 것인가를 살펴보면 그 축제가 누구를 위한 축제인지, 금방 파악할 수 있다.

⑥ 그쯤에서 행사장에서 풍겨오는 냄새와 소리를 확인해보자.

걸판진 놀이판이 형성되었더라도 함께 호흡하는 소리가 들려오며, 몇몇 연애인만을 위한 공간인지 금방 가늠이 된다. 냄새 또한 이 축제가 먹자판을 끌어왔는지 아님 축제의 근본적인 컨셉에 조응하는지 알 수 있다.

⑦ 화장실과 휴게시설을 살펴보자.

딱히 시간을 두지 말고 행사장을 다니면서 쉬고 싶을 때 휴게실이나 화장실이 본인이 원하는 곳에 있는지 살펴보라. 물론 기존의 건물을 활용한 곳에서는 화장실의 청결도와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의 숫자를 점검해보면서 수용태세에 만전을 기했는지 생각해 보면 된다.

⑧ 행사진행요원의 움직임을 유심히 보자.

유니폼 혹은 표식 착용 여부부터 확인해보고, 그들의 행동에 축제 참관자에 대한 배려가 있는지 살펴보면 이 행사가 이벤트 업체에 위탁된 행사인지 주관단체에서 직영하는 행사인지 알 수 있다.

더불어 이들의 표정이 굳어 있다면 이는 주관단체와의 갈등이나, 행사장 현지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서류 위주의 행사를 꾸렸다는 점을 추측해볼 수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그들이 열심히 일한 대가보다 적은 돈을 받고 마지못해 하는 행사라는 점까지 눈치챌 수 있다.

⑨ 혹시 행사 개막식에 갔다면 인사말을 하는 사람의 숫자와 시간을 체크해 보자.

축제의 성격에 비춰 인사말을 하는 사람이 달라지지만 요즘의 축제는 대부분 기관단체장과 국회의원이 먼저 등장하며 말하는 시간도 길다. 이는 축제가 민 주도가 아닌 관 주도라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으며, 혹 그렇지 않는데도 그들이 나선다면 그것은 지원금을 평소보다 좀더 많이 주었기 때문이거나, 무슨 국무총리의 상이다, 대통령의 상이다고 해서 전번 보다 더 큰(?)상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라고 추측해보면 된다.

아울러 행사 도중에 모 단체장이 왔다고 해서 인사말을 시키거나 노래를 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면 이는 그 참모나 부하직원들이 별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즉 그들은 자신의 기관장을 추켜세우는 방법이 다수의 대중 앞에 서게하는 것이라고 맹신하기 때문이다. 다른 경우는 축제 관계자들 중에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고려하여 줄서기를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십중팔구는 이에 해당될 것이다.

⑩ 팔도 엿장수 쇼의 관객숫자를 유심히 보라.

기업화된 이들 엿장수들도 불쇼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의 이벤트적인 요소를 무기로 관객을 모은다. 본 축제가 재미있다면 이들의 객석이 텅 빌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 많은 축제의 내용을 평가해본다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이나 시민 스스로가 평가해 보면서 그 대안을 제시할 때 건강한 시민사회를 담을 수 있는 축제가 뿌리내릴 수 있다.

이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라고 말만 하지 말고 나름대로의 평가표를 가지고 축제를 평가하고 잘된 것은 칭찬해주고 못된 것은 호되게 나무라며 그 대안을 찾아주어 건강한 축제, 다시 가보는 축제의 장이 되었으면 한다.

덧붙이는 글 | 수많은 축제를 다녀보면서 좀더 나은 축제를 위해서는 시민들의 축제에 대한 참여가 절실하다는 것을 느껴 보았습니다.

컨셉의 부족과 아이템의 부족 등을 감당하고자 축제 전문가를 모셔오지만 그들은 결국 이곳에서 한건 치르고 다른 곳으로 떠나가고 말뿐, 그 축제에 비용을 대고 좀더 나은 지역 사회를 위해 계승 발전시켜야 할 몫은 오롯이 시민에게 떠넘겨지지 때문입니다. 

문제점을 읽는 것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그 축제를 어떻게 시민의 것으로 만들어낼 것인지 진지하게 모색해 보는 그 시작으로 본 기사를 올려봅니다.

덧붙이는 글 수많은 축제를 다녀보면서 좀더 나은 축제를 위해서는 시민들의 축제에 대한 참여가 절실하다는 것을 느껴 보았습니다.

컨셉의 부족과 아이템의 부족 등을 감당하고자 축제 전문가를 모셔오지만 그들은 결국 이곳에서 한건 치르고 다른 곳으로 떠나가고 말뿐, 그 축제에 비용을 대고 좀더 나은 지역 사회를 위해 계승 발전시켜야 할 몫은 오롯이 시민에게 떠넘겨지지 때문입니다. 

문제점을 읽는 것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그 축제를 어떻게 시민의 것으로 만들어낼 것인지 진지하게 모색해 보는 그 시작으로 본 기사를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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