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미국의 오만이 첫머리를 장식하는군요. 미국은 ABM조약을 탈퇴했고 러시아는 START를 폐기할 수도 있다고 맞섰습니다. 군비감축은 이제 물 건너 가는 모양입니다.
미군, 아파트 건설 강행 예정
주한 미군이 아파트 신축에 한국정부의 승인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을 국방부에 통보하는 등 기지 내 아파트 건설을 강행할 예정인 것으로 13일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이날 아파트 건립을 허용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혀 아파트 신축을 반대해 온 서울시와 시민단체들의 거센 반발이 일 것으로 보입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주한미군은 한미행정협정에 따라 건축계획을 한국 쪽에 통보한 뒤 한국정부의 견해를 적절히 고려하겠다고 말했다"며 "이는 한국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승인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는군요.
한미행정협정 양해사항 3조 1항에는 "미국은...신축.개축을 한국정부에 통보하고 협의한다. 미국은 한국의 견해에 대해 적절히 고려한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 조항에 대한 해석을 둘러싼 논란, 그리고 이 조항의 재개정이 용산기지 아파트 신축문제의 핵심으로 등장할 전망입니다. 한국쪽은 '협의'를 승인으로 해석하는 반면 미국은 단순 통보와 의견청취로 해석하고 있는 것이죠. 한국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이 조항의 개정을 미국 쪽에 요구했으나 미국이 거부했습니다.
한편 국방부는 13일 민주당과의 당정협의에서 "토지특성, 건축물 높이 등 적법요건을 충족할 경우 용산기지 안 아파트 건립을 허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방부는 또 "지난 5월 주한미군이 아파트건립 계획을 통보하기 이전인 3월 27일 한미 시설구역분과위 회의에서 국방부가 미국쪽에 '최초계획서' 초안을 제시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혀 국방부가 오래 전부터 용산기지 아파트 건립계획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미국 ABM 탈퇴에 러·중 강력 반발
미국이 13일 오후 5시 54분(모스크바 시각) ABM협정에서 탈퇴한다는 방침을 러시아에 공식 통보했다고 러시아 외무부가 발표했습니다. 또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현지시각 오전 10시) ABM 탈퇴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전략무기감축협상(START: Strategic Arms Reduction Treaty) 탈퇴를 시사했습니다. 드리크리 로고진 러시아 하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은 "ABM협상이 존속하지 않는다면 러시아는 핵계획에 있어 이전보다 자유로운 처지에 서게 된다"고 전제한 뒤 "러시아는 START I과 II에서 모두 탈퇴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또 중국 정부는 13일 외교부 대변인 논평에서 "중국은 MD체제에 반대하며 부정적 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화사통신은 "미국의 이번 조치는 전 세계의 전략적 안정을 파괴하고 군비경쟁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러시아가 실제로 START I, II에서 탈퇴한다면 그것은 또 다시 군비경쟁이 시작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START란 1982년 6월부터 미소 양국이 핵전력을 실질적으로 감축하기 위해 체결한 협상으로 그 동안 양국의 핵탄두를 반 이상 줄이는 데 성공한 바 있습니다.
미국이 ABM협정이라는 족쇄를 벗어버리고 MD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면 러시아도 방어망을 뚫을 수 있는 새로운 핵무기를 개발하겠다는 얘기입니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면 공격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전면 공격했습니다. 문제는 이번의 공격이 자살 테러에 대한 단발성 대응이 아니라는 점에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13일 야세르 아라파트 자치정부 수반과의 모든 접촉을 끊기로 결정했습니다. 더 이상 대화는 없다는 선언입니다.
이스라엘 안보내각은 "자치지역 전역에서 테러리스트들을 체포하는 등 대테러 전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아라파트수반이 현재 머물고 있는 요르단강 서안의 라말라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집무실 부근에 탱크를 진주시켜 거주제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프랑스 르몽드지는 이스라엘이 아라파트 수반을 튀니지로 추방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또 이스라엘군은 F16 전투기를 동원해 가자지구의 '포스17'사령부와 가장공항 송신소, 요르단강 서안의 아라파트 집무실을 맹폭격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여성 6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다쳤습니다. 라말라에서는 이스라엘군이 불도저를 동원해 팔레스타인 TV 및 라디오 방송센터를 파괴하고 송신 안테나를 폭파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 도저히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막가파 두 형제입니다. 테러와 전쟁한다고 내걸기만 하면 남의 나라 방송국을 파괴해도 되는 건가요?
민주당, 내년 3월 전당대회
민주당 '당발전과 쇄신을 위한 특별대책위원회'는 전당대회를 내년 3월에 치러 대통령후보와 당지도부를 동시에 선출하기로 했습니다.
특대위 간사인 김민석 의원은 회의 뒤 "전당대회는 3월말이 넘지 않도록 하겠다"며 "이 시기가 넘어가면 과도적인 지도부체제가 너무 길어지고, 지방선거가 임박해 준비가 부족해 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3월 통합 전당대회를 반대해 온 한화갑 상임고문 쪽에서는 1월에 지도부를 구성하고 7월에 대통령후보를 선출하자고 주장해 특대위 안을 인준할 당무회의에서 거센 논란이 예상됩니다.
가계대출 1년 새 40% 급증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이 9월말 현재 약 137조 원을 기록해서 작년 9월말에 비해 40.1%나 급증했습니다. 또 신용카드 채권(신용카드로 돈을 빌리거나 외상 구입한 금액)도 9월말 현재 24조4767억 원을 기록해 1년 전에 비해 62.7% 증가했습니다.
아직 가계대출의 건전성은 문제가 될 정도가 아니지만 금감원은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늦어지면 내년에 가계의 부채상환 부담이 크게 증가할 소지가 있다"고 밝히고 각 은행에 채무자의 상환능력 심사 강화,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 개인여신 부실에 대비한 방안을 마련하도록 지시했습니다.
내년의 재정지출 확대, 월드컵과 선거 특수를 고려해 볼 때 당장 문제가 닥쳐오지는 않겠지만 개인 빚이 많은 분이라면 지금부터 빚을 갚아 나가야 합니다. 경기가 나빠지고 신용이 경색되면 곧바로 개인파산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남녀차별.성희롱 '시정명령제' 무산
여성부가 도입을 추진했던 남녀차별과 성희롱에 대한 '시정명령제'가 다른 부처의 반대로 무산됐습니다. '시정명령제'란 직장 내 남녀차별이나 성희롱 행위 등에 대해 시정경고 조처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이유없이 불응할 경우 받게 되는 이행명령입니다.
노동부는 남녀고용평등법과 중복되고 재계가 반발한다는 이유를 내세웠고 법무부는 인권위원회법과 형평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밖에 오늘의 주요 뉴스입니다.
국제
- 13일 미 국방부가 공개한 비디오테이프에서 오사마 빈 라덴이 9.11테러를 계획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 테이프에 따르면 오사마 빈 라덴은 "우리는 빌딩의 위치에 근거해 적들의 사상자 수를 미리 계산했고 그들이 비행기에 탑승하기 직전까지 공격계획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말해 이 테러공격을 주도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정치
- 진승현 씨에게 돈을 받아 신광옥 법무부 차관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최택곤 민주당 교육특위 부위원장이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한편 신광옥 법무부 차관은 13일 '진승현 씨한테서 1억 원을 받았다'는 보도와 관련해 중앙일보사와 취재기자들을 상대로 1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지법에 냈습니다.
- 서울지검은 13일 주가조작혐의에 대한 금감원 조사를 무마해 주겠다며 기업체로부터 2억5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전 아태재단 후원회 사무처장 황용배 씨를 구속했습니다. 검찰은 황 씨가 실제로 금감원에 청탁이나 압력을 행사했는지 조사 중입니다.
도대체 이 정부 언저리에는 권력핵심에 줄을 대주겠다는 거간꾼이 얼마나 더 있는 걸까요? 오랜 야당 생활을 이런 식으로 보상받겠다는 발상이 한심합니다. 당내 뿌리가 없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을 일입니다.
- 의문사 진상규명 위원회가 73년 사건 당시 미 CIA 서울지부장을 지냈던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대사로부터 최 교수의 타살가능성을 지지하는 증언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규명위는 이에 따라 CIA 등의 정보를 입수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 여야는 13일 원내총무회담에서 공적자금 부실운영에 대한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또 여야는 14일 국회본회의를 열어 22개 법안을 처리하고 오는 20일쯤 새해 예산안의 본회의 처리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 국회 정치개혁특위 선거법관계소위는 외국인 등록 후 5년이 지나고 만20세 이상인 사람에게 지방선거에 한해 선거권을 주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내년 6월 지방선거부터 1만6천여 명의 외국인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 됐습니다.
사회
- 13일 2002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원서접수 마감 결과, 수험생들의 하향 안전지원이 두드러져 중위권 대학들은 수험생들의 막판 눈치작전 속에 높은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이에 비해 상위권대의 경쟁률은 법학과나 의약계 등 일부학과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낮았습니다.
- CBS 노조는 14일 오전 3시부터 기자, 프로듀서, 엔지니어 등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24시간 시한부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습니다. 노조는 "사측이 사장 청비위원회를 통해 차기 사장을 선임하기로 약속한 지난 6월의 노사합의를 무시하고 재단이사회의 무기명 투표로 권호경 사장을 3연임 시키려 한다"며 이사회가 열리는 14일 한시적으로 총파업을 벌이기로 했습니다.
- 기상청은 14일 0시를 기해 서울·제주를 제외한 전국에 한파주의보를 내렸습니다. 14일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청주 영하 9도, 수원 영하10도, 철원 영하 14도 등으로 14일은 이번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가 될 전망입니다.
사랑이 있는 소식들
- "라면이나 옷도 받아요" 대전구세군은 11일부터 자선냄비가 아닌 커다란 박스를 설치해서 라면, 과자, 화장지, 치약, 비누같은 생활필수품도 받고 있습니다. 대전구세군 김명식 사관은 "성금액수보다는 서로 따뜻한 정을 나누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이런 방식을 도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 경기도 하남시는 미사동 인공습지에 풀어놓은 오리와 기러기, 토끼를 보호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지난 6월 150마리를 풀어 놓았는데 지금은 50마리로 줄어 들었는데요. 들고양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몸에 좋다고 오골계와 기러기를 잡아가는 사람들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한강둔치 방사동물들을 보호하라" (중앙일보)
- "을숙도 철새공화국은 평화공화국이다. 을숙도 철새공화국의 모든 생명은 누구든지 자연 앞에 평등하다" 부산녹색연합과 부산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전국 106개 시민환경단체로 구성된 '낙동강하구 을숙도 명지대교 공동대책위'가 을숙도 광장을 철새공화국으로 선포했습니다. 명지대교 직선화를 무산시킨 바 있는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 보시죠.
"을숙도는 철새공화국이다" (동아일보)
한 단체에서 국내외 금년의 5대 뉴스, 또는 7대 뉴스를 선정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면서 "이 세상은 전쟁 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테러전쟁부터 언론전쟁, 교육대란, 심지어 살과의 전쟁까지 ... 21세기는 전쟁없는 세기가 될 거라고 누가 그랬나 싶습니다. 을숙도의 평화공화국에 가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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