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7일자 주요 일간지 초판은 연이틀째 공기업 파업 관련 기사로 채워지고 있다.
<경향>은 미디어면에서 언론비평동호회 '매비우스'가 지난 23일 발표한 '다시 보고싶지 않은 파업보도 5가지'를 보도했다. 매비우스는 여기서 '파업의 부당성 지적에는 앞장서나 파업의 원인과 파업에 이르게 된 구조적인 문제는 다루지 않는 현상 나열식 보도'를 비판했다.
[관련기사]
"다시 보고 싶지 않은 파업보도 5가지" / 조은숙 기자
이런 측면에서 이날 '철도원의 어려움'을 진단한 <한겨레>와 <조선>사회면 머릿기사는 분명한 대조를 보여준다.
<한겨레>는 <철도청 달력엔 '빨간날'이 없다>란 제목의 기사에서 철도노조 파업 주요 쟁점중 하나인 현 '24시간 맞교대'에 대해 "노동자들은 인간의 몸이 감당해 낼 수 없는 야만적인 작업방식이라고 맞서고 있다"며 '철도노동자의 열악한 삶'을 집중 조명했다.
반면 <조선>은 <파업안한 철도원은 괴롭다>이란 기사에서 이번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철도원들이 "연일 계속되는 비상근무에다 시민들의 항의, 파업참여 직원들과의 인간적 관계 등으로 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결국 <한겨레>가 '파업에 이르게 된 구조적인 문제'를 진단하고 있다면 <조선>은 '현상나열식 보도'에 그친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나열식 보도는 이날 주요 일간지 1면과 사회면 주요기사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2월27일자 주요 일간지 초판 1면 머릿기사
<경향> 화물 적체·교통불편 계속
<대한매일> 물류·교통난 장기화 우려
<동아> 철도-발전 노사정 합의 진통
<조선> 화물적체 극심 수출타격
<한겨레> 공기업·노사 집중협상
<한국> 철도파업 노사협상 진전
사회면 머릿기사
<경향> 제발, 밀지마! '아수라장 전철'/ 시속 5~10Km '가다 서다' 반복 -본지기자 2명 인천~서울 전철·승용차 출근기
<대한매일> 출퇴근 도로 주차장 방불
<동아> 노동운동 '악순환' 언제까지…
<조선> 파업 안한 철도원은 괴롭다
<한국> "파업 때마다 서민들만 고생"
<한겨레> 철도청 달력엔 '빨간날'이 없다
주요 일간지들은 파업이 이틀째를 맞으면서 수도권 교통 체증과 지하철 안전사고 등 '시민 불편'이 늘고 있음을 집중 부각시켰다. 한편으론 '철도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물류난으로 수출입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하지만 언론들은 원만한 사태 해결 방안을 제시하기 보다는 노정간 대립을 부추기는 보도 행태를 보이고 있다.
<조선>, <동아> 등은 정치권이 노동계 눈치를 보면서 '철도 민영화법' 제정을 연기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며 비난했다. 특히 <조선>은 <정부, 입으론 원칙, 뒤로는 달래기>란 제목의 사설에서 '불법파업'에 대한 정부의 단호한 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동아> 역시 사설에서 '민영화는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못 박고 나섰다.
또한 이날 주요 신문들은 '구조조정은 파업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26일 대법원 판결 기사를 이례적으로 크게 보도했다. 특히 <동아>는 이 기사를 1면 주요기사로 뽑고 "공기업 민영화 등을 둘러싼 현재 진행중인 파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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