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의 신체이미지를 세우자

최원호의 <교육칼럼>

등록 2002.08.30 18:11수정 2002.08.3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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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광고대행사에서 13∼43세의 우리나라 여성 200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조사를 한 결과, 68%가 여성의 외모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이자, 인생의 성패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있는 여성에 대한 사회적 이미지를 반영한 결과이다.

이와 같은 사회적 현상에서 필자의 관심대상은, 13∼18세에 이르는 청소년들이다. 이때는 친구들 사이의 관심을 끌기 위해 외모에 신경을 가장 많이 쓸 시기이며, 또한 급속한 신체발달과 함께 또래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감수성이 예민한 이들에게 기성 여성들이 날씬한 몸매를 가지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는 다이어트 열풍이나, 성형미인이 활개치는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의문이며 오늘날 청소년들은 자신의 외모에 대하여 어떠한 신체이미지(body image)를 갖고 있을지도 궁금하다.

신체이미지란, 자신의 키, 체중, 얼굴 등 신체적 외모를 결정하는 것에 대한 정신적 자아개념을 의미한다. 청소년기는 신체변화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를 형성하는 시기이므로 왜곡된 신체 자아상은 정상적인 신체발달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올바른 이미지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지각에 따라 자신감을 갖는다면 학교생활이나 친구관계에서도 적극적인 반면, 그렇지 못할 때에는 불안상태이거나 친구간에 위축감을 느끼고 대인관계를 기피하여 사회 참여도가 낮을 수도 있다.

청소년들이 건전한 신체이미지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학부모와 자녀 그리고 교사와 학생간에 세대간 문화 차이에 대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대화의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어른들은 청소년들이 외모에 지나치게 관심 갖는 자체가 부정적인 반면, 청소년들은 부모나 교사에게 지적당하고 비판받는 외모행동에 대하여 반발하기 일쑤이다.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이들의 행동을 질타하는 것이 최선의 대안일 수 없을뿐더러, 학부모의 지적이나 비판이 무조건 잘못된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 양자간 풀어내야 할 과제이다.

특히 청소년기의 신체적·심리적 변화는 사회생활에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만큼,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도록 해주는 것이 곧 자신감을 길러줄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이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의복이나 외모만이 자신을 사회에 적응시키는 수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새로운 유행이나 패션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 마련이다.

신체적 성장이 비슷한 동년배와 유사한 외모를 가지기 위해 외모관리와 의복선택에 많은 시간을 빼앗기게 된다. 이들은 스스로가 신체이미지를 정립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매체를 우상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대중매체의 왜곡된 아름다움에 자신을 맞추려고 안간힘을 쓰게 된다. 자신의 신체적 사이즈를 왜곡된 대중매체 기준에 끼워 맞추다 보니, 다른 사람보다 키가 작고 뚱뚱하고 못생겼다고 생각하면서 자신의 신체에 불만족을 느끼기 십상인 것이다.


대중매체에 이상화된 자신의 부정적 모습에서 자신의 외모에 대한 가치관이나 대중매체에 대한 맹목적 모방 행동을 스스로 관찰하고 돌아보게 함으로써 그 문제점을 발견하도록 유도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신체이미지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새로운 자아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줄 때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가정이나 학교에서 청소년을 대하는 긍정적 변화의 시도는 이들에게 자율성과 책임감을 높여줄 수 있다. 특정한 외적 기준에 의해 일률적으로 통제하고 판단하는 것에서 그들 나름대로의 문화를 인정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수용해 주려는 태도적 변화가, 제도적 통제 시스템 속에서도 개인의 창의성이 존중되는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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