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홈쇼핑 채널 천국?

홈쇼핑채널 효능과장, 시청자 오도

등록 2003.02.24 21:09수정 2003.02.25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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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위원회(위원장 姜大仁)는 17일 전체회의를 열고 공인되지 않은 임상실험 결과를 표시하고, 제공한도를 넘어서는 사은품을 지급하는 내용을 방송한 현대홈쇼핑 상품판매방송 프로그램에 대해 '시청자에 대한 사과 및 해당 방송프로그램관계자에 대한 징계'명령을 의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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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홈쇼핑 ⓒ Hmall.com제공

현대홈쇼핑은 센스업 뷰티제안(2003.1.28. 22:50-00:50) 프로그램을 진행 중 '스펠라707'(발모촉진 관련 의약외 품)제품을 판매·방송하면서, 특정대학의 임상실험 결과를 언급하고 "원형탈모증세가 6개월만에 정상회복..." 등 제품의 효능을 과장하는 내용으로 소비자를 오도했으며, 제품판매가격의 10%이내에 한해 사은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 공정거래 고시를 위반(제품판매가 249,000원 / 사은품 83,000원)하고, 소비자의 충동구매를 조장하였기 때문이다.

현대홈쇼핑이 방송광고심의에관한규정 제28조(의약부외품 또는 의료용구) "의약부외품 또는 의료용구에 관한 방송광고는 의약부외품을 의약품으로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현이나 품질·효능 등에 관하여 객관적으로 확인될 수 없거나 확인되지 아니한 사항을 표현해서는 안 된다"는 사항을 위반했기 때문이다.

방송위원회는 지난 11일에도 혐오감을 조장하는 내용 등을 방송한 CJ홈쇼핑 상품판매방송 프로그램에 대해 '시청자에 대한 사과 및 해당 방송프로그램관계자에 대한 징계' 명령을 의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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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홈쇼핑 ⓒ cjshop.com제공

CJ홈쇼핑의 TV 알뜰시장 프로그램(2003.1.14 07:00-08:00) 진행 중 '에센시아 칫솔살균기'를 판매·방송하면서 '현미경으로 칫솔 세균을 확대한 화면, 구강질병 사진' 등을 사용하여 혐오감을 조장하고 시청자를 오도하였기 때문이다.

방송위원회는 방송광고심의에관한규정 제19조(진실성) "방송광고의 내용은 진실하여야 하며 허위 또는 기만적인 표현을 포함하여서는 아니된다"와 방송광고심의에관한규정 제5조(품위 등) "방송광고는 시청자의 정서를 해치거나 방송의 품위를 손상하는 표현을 하여서는 아니 되며, 지나친 공포감이나 혐오감을 조성하는 표현을 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에 의거하여 제재 조치를 내린 것이다.

방송위원회는 1월28일, LG홈쇼핑의 신나는 주방이야기(2003. 1. 5. 12:00 ∼ 13:00)에 대해서도 근거 불확실한 표현으로 소비자를 오도한다고 지적 '시청자에 대한 사과'명령을 의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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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홈쇼핑 ⓒ LGeshop.com제공

LG홈쇼핑은 신나는 주방이야기(2003. 1. 5. 12:00 ∼ 13:00)프로그램 진행 중 영양보충용 식품(제품명:하이키점프)판매·방송시 그래픽을 통해 키가 커지는 모습과 함께, "시중에 비슷한 허위제품들이 많다" 등 근거가 불확실한 내용과 타사 제품을 배척하는 내용을 여과 없이 방송하여 광고심의에 관한 규정 제19조(진실성)과 제17조(비교광고의 기준) "방송광고는 경쟁관계에 있는 상품·용역 또는 기업을 부당한 방법으로 비교하거나 배척하는 표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는 규정에 위배되어 제재 조치를 받았다.

그러나 이 같은 방송위원회의 제재조치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홈쇼핑 전성시대를 이루고 있다.

현재 케이블 TV에서 방송되는 홈쇼핑 채널은 5개다. LG홈쇼핑과 CJ홈쇼핑, 그리고 후발 주자인 우리홈쇼핑과 현대 홈쇼핑, 농수산홈쇼핑 채널이 그것이다.

홈쇼핑은 안방에서 편안하게 여러 가지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이점을 가지고 있으며 방송 중에 베풀어지는 가격인하와 각종 경품을 함께 받을 수 있는 혜택을 누릴 수 있어 평소에 외출을 자주 할 수 없는 주부들에게 인기를 끄는 채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공중파 방송의 낮 방송이 없는 동안 화려한 스튜디오에서 벌어지는 상품의 소개에 충동적인 구매를 일삼는 홈쇼핑중독증이라고 일컬어지는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어 심각하다.

홈쇼핑 채널이 기존의 2개 채널에서 5개의 채널로 늘어난 이후 상품 구매 고객 유치전에서 비롯된 과도한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어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

홈쇼핑채널의 문제점을 꼼꼼히 따져보면 첫째, 상품의 가치나 효능을 과도하게 선전하여 시청자를 오도하는 점이다.

직접 눈으로 확인 할 수 없기 때문에 쇼핑호스트가 선전하는 말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이때 과장하는 쇼핑호스트의 말에 충동적으로 상품을 구매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의외로 상품의 반품절차는 까다롭기 때문에 마음에 안 드는 상품을 반품할 경우 까다로운 절차를 밟게 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의료관련 상품이나 건강 보조 상품은 그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는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둘째, "딱 한번만 실시한다"는 거짓 구매 유혹이다. 상품을 소개하면서 쇼 호스트는 "오늘만 딱 한번만 주는 혜택"이라고 한다. 그러나 다음 방송에서도 여전히 "딱 한번만"은 계속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게 된다.

"딱 한번만" 가격 인하라던지 "딱 한번만" 사은 상품을 준다고 시청자를 유혹하여 충동 구매를 하게 되어 필요하지도 않은 상품을 구매하게되는 부작용을 빚게 된다.

세째, 선정성이다. 요즈음 홈쇼핑 채널을 보면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속옷 판매가 성황을 이루고 있다.

늘씬한 몸매의 미녀들이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란제리를 입고 요염한 포즈로 속옷을 입고 나와 구매를 부추기고 있는데, 문제는 화려한 조명아래 드러난 여인네의 은밀한 곳까지 카메라가 확대하여 보여주며 시청자의 구매를 충동하는데 있다.

이러한 과도한 선정성은 방송위원회로부터 몇 차례나 지적을 받고 제재를 받았음에도 여전히 고쳐지지 않고 있다.

네째, "완전 매진"이라는 문구의 남발이다. "매진 예감", "서둘러 주세요", "완전 매진"이라는 문구가 남발되고 있는데 시청자는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다. 실제 구매가 얼마나 이루어지고 있는지 시청자는 알 길이 없는 상태에서 "매진 예감"이라는 단어는 시청자에게 서둘러 구매하기를 충동질한다.

다섯째, 고객불만 처리사항에 대한 정보가 없다는 점이다. 반품현황이라든지 반품시 주의 할 사항에 대해 방송사는 시청자에게 알릴 의무가 있고 시청자는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

방송 중에 고객불만처리에 대한 정보를 수시로 전달하는 관행이 정착되어야 한다고 본다.

위에 열거한 몇 가지 문제점들이 시정되어 시청자는 올바른 쇼핑정보를 홈쇼핑 채널에서 전달받고 후회하지 않는 구매를 해야 할 것이며, 홈쇼핑채널은 시청자에게 올바른 상품 구매 정보를 제공하여 값싸고 질 좋은 상품을 시청자가 구매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는 구실을 다 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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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운영위원장,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가짜뉴스체크센터 상임공동대표, 5.18영화제 집행위원장이며, NCCK언론위원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방송통신위원회 보편적시청권확대보장위원, 한신대 외래교수,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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