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아직 동백꽃을 못 보셨다구요?

<만나고 싶은 우리 꽃과 나무4> 동백꽃

등록 2003.03.23 19:37수정 2003.03.23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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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환

전염병을 옮기는 귀신이 동백나무 숲에 숨었다가 꽃망울이 통째 질 때 함께 떨어져 죽는다는 겨울을 상징하는 동백꽃! 한산섬과 거제에서 시작하여 옆으로 남해군을 타고 한려해상국립공원을 가로질러 하동, 광양, 여수에 이르면 벌써 동백꽃이 바닷물에 소북이 떨어져 둥둥 떠있겠다.


더 욕심을 내 고흥, 보성, 장흥, 강진, 완도, 해남, 진도를 돌아 서해에 접어드는 목포와 신안, 무안에 이르는 다도해해상 국립공원에 이르는 섬골에도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피었겠다. 4월 중순 부안 선운사에 신혼 여행 갔을 때 어김없이 피었던 기억이 멀지 않다.

차나무과(科)에 속하는 사철 푸른 난대성 식물인 동백(冬柏)은 '산다화(山茶花)'라고도 하는데, 다른 식물들이 활동하지 않는 겨울 따뜻한 남쪽 바닷바람을 맘껏 먹어 타는 듯한 선홍빛 꽃을 피운다. 짙푸른 동백나무 잎에 대비되는 붉은 색은 피가 뭉쳐 있는 모습이다. 그 안에 노란 수술과 암술이 무리 지어 있다. 봄철 다른 꽃들이 피면 지기 시작하는데 동박새가 물어다주는 씨알을 고이 간직하여 열매를 맺는다.

동백꽃이 질 때는 꽃봉오리 째 뚝뚝 떨어진다. 여러 시인들은 애절한 마음을 동백꽃으로 노래했다. 많은 열매를 맺음으로 다산의 상징이며 임신을 돕는다는 믿음도 있다.

단단하여 얼레빗, 장기 쪽, 가구 등 다양한 생활용구의 재료로 쓰였고 열매에서 짠 기름으로는 어두운 밤 등불을 밝히고 옛 여인들의 머릿결을 윤나고 단정히 하는 머릿기름으로 쓰이기도 했다.

벌써 동백꽃 볼 마음 접으면 안된다.

김규환

김규환

김규환

김규환



동백기름 바른 단정한 어머니
2002년 11월 13일 밤에 막내아들이...


어머니!
우리 어머니!

날이 무척 춥습니다. 단정하게 차려입고
어디를 그렇게 바삐 가십니까.

어머니께서는
외할머니 댁에나
큰댁에 잠시 가시든
신단수 떠두고 자식들 잘 되라고 빌 때도

몸을 단정히 씻고는
치렁치렁 긴머리 참빗으로 곱게
빗어 내리셨습니다.

수놓은 한복 입고
머리 뒤에는 가녀린 비녀 꽂고
동백기름 살짝 찍어 발라
머리에 바르시었지요.

어머니 밤새 눈이 내리고
아침엔 가을비가 내립니다.

어머니,
어머니 하늘나라로 가신 날
제가 동백기름 하나 사 가지고 가겠습니다.

어머니 단장하시고 한가로이 오셔요.
예쁘게 분단장 하시고 오세요. / 김규환

덧붙이는 글 | 하니리포터, 조인스닷컴, 뉴스비젼21에 송고할 계획입니다.

덧붙이는 글 하니리포터, 조인스닷컴, 뉴스비젼21에 송고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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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환은 서울생활을 접고 빨치산의 고장-화순에서 '백아산의 메아리'를 들으며 살고 있습니다. 6, 70년대 고향 이야기와 삶의 뿌리를 캐는 글을 쓰다가 2006년 귀향하고 말았지요. 200가지 산나물을 깊은 산속에 자연 그대로 심어 산나물 천지 <산채원>을 만들고 있답니다.도시 이웃과 나누려 합니다. cafe.daum.net/sanchaewon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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