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완아, 할머니를 보면 할머니 ‘학교 다녀왔습니다’하고 인사를 해야지.느릿느릿 박철
"승완이 할머니, 조금도 걱정마세요. 승완이처럼 좋은 성격을 가진 애도 없어요. 어디를 가도 또박또박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다하고, 어른들을 보면 인사 잘하고, 그리고 늘 웃잖아요. 저는 승완이를 길에서라도 만나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어요. 공부 잘하는 것도 좋겠지만 승완이는 사람을 기쁘게 만들어 주는 특별한 재능을 지닌 아이예요. 이 담에 승완이가 어떻게 될지 누가 알겠어요? 조금도 걱정하지 마세요."
내가 극구 승완이를 칭찬하자 승완이 할머니도 마음이 놓이는지 활짝 웃으십니다. 그런데 웃으시는 모습을 승완이 웃는 모습과 꼭 같습니다. 승완이가 할머니를 닮았나 봅니다.
열흘 전쯤 KBS-TV에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내가 작년 5월 15일 <오마이뉴스>에 올린 "이래 봬도 이발 경력만 40년 넘었시다"라는 기사를 보고 그 기사를 영상물로 만들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좋다고 하자, 한 차례 교동에 탐사를 왔다가 지난주 촬영 팀이 교동을 방문해서 이틀 동안 촬영을 했습니다.
담당 작가와 PD가 나를 만나서 설명하길 신설 프로그램인데 "옛 생각이 나겠지요"(가제)라는 제목으로 방송에 나가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프로그램의 컨셉은 가난하게 살았지만 옛 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풍경을 찾아 내어 소개하는 코너라고 합니다. 교동의 명동이라고 할 수 있는 대룡리시장은 60년대 이후 전혀 개발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어 딱 어울리는 그림을 만들어 낼 수 있고, 거기에다 교동이발소는 옛 정취를 물씬 풍기게 하기에는 안성맞춤이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