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참홍어라 붙어있네요. 흑산도산이 아닌데 흑산도산이라 하거나 중국산을 국산이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김규환
둘째, 잡힌 홍어가 해저에서 잡아먹은 고기와 바다 환경의 차이에 따른 맛의 차이다.
서태평양 북부인 서해에서 잡히는 홍어는 30m에서 100m대의 대륙붕 위에서 장산곶매가 먹잇감을 찾아 활활 날갯짓을 하며 유유히 나는 모습이다. 넓은 연(鳶) 날개가 양쪽으로 바람에 파르르 떨듯 살래살래 잔잔히 일렁이는 자태를 상상해보라. 흡사 바람에 너울대는 연잎과 같다. 직접 보면 기가 막힌다.
이 아름다운 생선의 이동 경로를 보면 겨울철 타이완 북쪽 동(東)중국해를 남방한계선으로 하여 부근에서 노닐다가 신안군 각 옥(玉)섬에 들러 정약전 선생께 문안올리고 볼거리와 연구 자료를 제공한다. 수온이 올라감에 따라 군산-연평도-신의주 앞바다까지 오르락내리락하며 한번씩 먹어보라고 권한다. 그래서 황해도 사람들도 찜은 즐겨 먹는다.
활동무대는 겨울에 남쪽으로 내려갈 뿐 서해 연근해다. 천혜의 조건을 갖춘 서해는 세계지도상 오목하게 패인 만(灣)이다. 그런데 이 서해는 갯벌 천지다. 어느 나라를 보아도 이런 드넓은 ‘펄’을 가진 곳은 없다. 중국 황하와 한국의 서사면 지형이 펄이 모이는 구조적 장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인데 흙탕물이나 흙 허섭스레기 취급하여 없애는 일에 몰두하고 있는 정부의 대응을 보면 기가 찰 일이다.
육지 민물에서도 미꾸라지 지름장어 뱀장어 따위의 장어 과(科)는 펄에서 나는 플랑크톤을 먹고 육질이 더 단단해지고 영양가도 만점이라는 사실에서 보듯 갯벌은 어류에 있어 최고의 성찬(盛饌)이다. 홍어는 서남쪽 바다에서도 식물성·동물성 미생물을 맘껏 섭취하고 여기에 오징어, 새우, 게, 갯가재와 조기, 꽁치 등을 가리지 않고 먹는다. 해부해볼 필요도 없이 홍어탕을 끓이려다 내장 손질을 해보면 답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