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음! 다음은 침사라고 했나요?”
“그렇습니다. 침사는 긴 실이 꿰인 바늘을 혈관에 꽂은 후 피가 흐르는 대로 바늘이 돌아다니게 두었다가 실의 양쪽을 잡아 쓱싹쓱싹 써는 겁니다. 속하가 안 당해 봐서 모르겠습니다만 문헌에 의하면 필설로 형용키 어려운 고통을 당하기에 비명을 지르지 않고는 못 배긴다고 되어 있습니다.”
“정말 그렇겠군요. 헌데 첨빙은 뭐죠?”
“말 그대로 얼음을 다듬되 끝을 뾰족하게 한 후 사람의 몸을 꽁꽁 묶어 엎어 놓은 뒤 목덜미 급소에 올려 놓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얼음이 녹으면서 점점 닳는 면적이 늘어나는데 사람의 골이 뒤로부터 얼어들면서 점차 척추를 타고 몸 구석구석까지 굳어버리게 만드는 수법입니다.”
“……!”
일타홍은 생각만 해도 오싹하다는 듯 부르르 떨었다.
“이것의 특징은 시간이 오래 걸려 몸이 점차 얼어 가는 고통을 그야말로 뼈저리게 느끼게 하는 것인데, 중도에 멈춘다 하더라도 전신에 동상이 걸려 원상 복구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으으! 끔찍하군요. 다음은 뭐라 했죠?”
“다음은 소절도입니다. 이것은 사람을 꼼짝 못하게 묶어 놓고 아주 조금씩 예리한 작두로 써는 겁니다. 문헌에 의하면 송나라 시대 때 고문의 신이라 불렸던 자는 삼백 번을 썰고도 죄인을 죽지 않게 하였다고 합니다.”
“삼백 번이나…?”
“그렇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유혈이 낭자했을 겁니다.”
“다음은 요철피라고 했나요?”
“예! 이것은 온몸에 바늘 구멍을 내고 맹독성을 지닌 복어 알이나 독사의 독을 발라 두는 겁니다.”
“그러면 어떻게 되는데요?”
“독성 때문에 전신 피부가 우툴두툴하게 돋으면서 괴상하게 변한다는데 수만 마리에 달하는 개미들이 전신을 물어 뜯는 듯한 고통을 느껴 몸부림을 치게 된다고 합니다.”
“흐음! 무척 흉측하겠군요.”
“마지막 석전관은 기둥에 묶어 놓고 머리 위에 구멍 뚫린 맷돌을 하나씩 올려 놓는 겁니다. 이 수법에 당하면 목뼈나 척추가 부러져 반신불수가 되거나 하반신 마비가 됩니다.”
“목뼈가 부러져요?”
“그렇습니다.”
“으으음! 그걸 이 자에게 시전하자고요? 너무한 게 아닌가요?”
“아닙니다. 이놈들은 악인록에 분류되어 있기를 수구꼴통의 대표로 되어 있습니다. 이런 놈들은 절대 편히 가게 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송대팔고법으로 다스리는 동안 연관된 자들을 모두 색출해 내고 나중에 아서궁으로 다스림이 마땅합니다.”
“그렇습니다. 하니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허락하여 주십시오.”
“군사, 여기 이놈은 다른 방법으로 다스렸으면 합니다.”
“다른 방법이라니요? 어떤…?”
단원 가운데 하나가 나서며 백잔성을 가리켰다.
“이놈은 평상시 아가리를 놀려 많은 사람들을 불쾌하게 하였으므로 봉구형(封口刑)에 처함이 마땅합니다.”
“봉구형이라니요? 그건 또 뭐죠?”
“글자 그대롭니다. 이놈의 아가리는 물론 귓구멍, 콧구멍과 항문까지 구멍이란 구멍은 모두 산 채로 꿰매 버리는 겁니다.”
“그렇게 하면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으나 죽지는 않습니다. 오줌 구멍과 항문까지 막혔으니 배설을 제대로 하지 못해 누렇게 뜨다 죽는 겁니다. 문헌에 의하면 무척 고통스럽다고 합니다.”
“그, 그래요?”
일타홍은 항문이 막힌다는 말에 곤혹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때 다른 단원 하나가 서성감을 지목하며 입을 열었다.
“군사, 이놈은 백인소석총(百人小石塚)으로 다스립시다.”
“백인소석총이요? 그건 또 뭔가요?”
“손가락 마디 만한 돌을 던져서 때려 죽이는 겁니다. 처음엔 살살 던지는데 같은 곳에 계속해서 던집니다. 한 사람이 던지는 것이 아니라 백 명이 던지기에 백인소석총입니다. 나중엔 무덤처럼 돌이 쌓이거든요. 이렇게 하면 살이 찢기고 뼈가 부러지는 고통 속에서 죽는데 특징은 시신이 너덜너덜해진다는 것입니다.”
“으으! 시신이 너덜너덜해진다니 끔찍하군요.”
“군사! 이놈도 다른 방법으로 처형합시다.”
말을 한 단원이 지목한 자는 신혜서였다.
“다른 방법이 또 있나요?”
“물론입니다. 발인유(拔人油)라는 수법이 아직 남았습니다.”
“뽑을 발, 사람 인, 기름 유? 그럼 사람의 기름을 뽑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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