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 교육 절실한 낙안초등학교

낙안읍성의 미래를 위해 낙안초등학교 교육부터 변해야 한다

등록 2005.04.21 00:53수정 2005.04.2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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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안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우리옷을 입고 뛰놀고 있는 학생들 ⓒ 서정일

20여년전, 사적지로 지정된 낙안읍성,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87년 전통의 낙안초등학교(교장 김강민)가 붙어있다. 한때는 성곽 안에서 문화재로 지정된 '객사'를 학교 시설물의 일부로 사용할 정도로 밀접한 관련이 있던 곳이다. 이처럼 문화유산 인근 학교이기에 학생들에게 전통문화에 대한 교육은 물론 외국인의 왕래도 비교적 잦아 국제적 감각도 키워줘야하는 특별한 교육이 절실한 곳이다.

하지만 사적지로 지정된 지 20여 년간 낙안초등학교는 전통문화와 외국어 교육 부분에서 별다른 차별성 없이 여타의 일반 학교와 다름없는 교육과정을 적용함으로써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또 전통을 계승 발전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국내 유일의 살아있는 민속촌을 청소년 교류를 통해 세계 속에 알리는데도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이라도 특별교육을 해야 합니다"

주민들의 생각은 한결같다. 20여 년 전부터 낙안초등학교를 전통문화학교로 지정하거나 특별한 교육을 통해 학생들을 가르쳤다면 어린 학생들부터 문화유산을 소중히 여겨 보존하는 것은 물론 계승 발전도 훨씬 자연스러웠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 더구나 학생들에 대한 교육은 부모의 생각과 행동까지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에 낙안초등학교의 전통문화 특성화 지정은 일찌감치 이뤄졌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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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순천교육청 ⓒ 서정일

관할 순천교육청은 이러한 지적에 관해 기본적으로 공감을 하고 있다. 그리고 다소 부족한 면이 없지는 않지만 꾸준하게 관련교육을 지도했었다고 밝힌다. 또한 이러한 문제가 논의되는 마당에 차후에 적극적으로 검토해서 반영토록 하겠다는 답변을 서면으로 제출했다.

사실 지금껏 시행했다는 교육의 이모저모를 살펴보면 일반 초등교과 과목에서 배워야 할 과정을 단지 주변 문화재와 연결시키는 정도이기에 전통문화에 대한 교육을 특별히 실시했다고 판단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문제를 인식하고 적극 반영코자 한 교육청의 열린 행정에 다소나마 기대를 걸어본다.

문제는 교육청 관계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러한 문제들은 일선 학교에서 먼저 논의되고 제안이 들어오는 게 원칙이며 그것을 심사하고 지정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라 밝힌 대목인데 기본적으로 일선학교에서 이러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으면 정책수립과정에서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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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안읍성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낙안초등학교는 위치하고 있다. ⓒ 서정일

"일반 교육과정대로 교육했습니다"

반면, 낙안초등학교측의 답변은 일반 교육과정대로의 정상적인 교육이었음을 강조한다. 지리적 특수성에 비춰 전통민속과 외국어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학교측에서 결정할 일이 아니”라고 답한다. 좀 더 나은 방법을 찾으려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최일선의 교육현장에서 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 주기를 기대한다.

사실, 지난 3월말 '1교 1운동 민속놀이'라고 적힌 낙안초등학교 안내판이 신학기를 맞이하여 교체되었다. 그 문구가 적힌 자리엔 영문으로 학교명을 표시했고 홈페이지를 적어놓았다. 사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보는 이에 따라선 의미가 달랐다. 비록 지난시절 구호에 그치긴 했지만 1교 1운동 민속놀이라는 문구대로 충실한 교육이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뿐이었는데 다시 살려보고자 하는 노력 없이 폐기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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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안초등학교 복도에 쌓여있는 장구 ⓒ 서정일

낙안초등학교는 달라야 한다. 기초가 튼튼해야 모든 게 바로 설 수 있는 것. 지금의 소극적인 교육으로는 좀 곤란하다. 6만여 평에 이르는 낙안읍성이라는 문화유산과 길 하나를 두고 접해있고 전통 민속마을과 직간접적으로 관련 있는 모든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 시늉이 아닌 적극적인 전통문화교육만이 낙안읍성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다.

더구나 세계 청소년들의 야영 대회인 2006년 세계 패트롤 잼버리 대회가 순천에서 열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순천 낙안읍성이 세계의 어린이들에게 우리의 전통 생활문화를 알릴 수 있는 가장 좋은 곳이며 기회인 셈이다. 이런 점으로 미뤄볼 때 낙안초등학교는 근본적으로 교육을 되짚어 봐야 할 필요가 있다. 관계자 또한 좀 더 넓은 안목을 갖고 적극적인 자세로 교육행정에 참여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함께 낙안읍성의 미래를 생각하자
http://www.nagan.or.kr

덧붙이는 글 함께 낙안읍성의 미래를 생각하자
http://www.naga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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