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둑실마을 들머리 미술관 ‘자작나무 숲’ 안내 팻말박도
둑실마을을 지나면 갑자기 비포장 흙길이 나온다. 요즘 웬만한 산골마을에도 다 포장이 돼 있는데 웬일일까? 나중에야 그 의문이 풀렸는데 미술관 '자작나무 숲'측이 군에다가 요청을 해서 흙길 그대로 남겨 두었다고 한다.
개발은 편리함과 부(富)를 가져다 주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환경을 파괴하거나 오염시킨다. 자잘한 자갈이 깔린 흙길을 1km 남짓 지나자 하얀 자작나무가 우거진 숲이 나오고 그 숲 사이로 그림 같은 미술관이 보였다.
깊은 산 속의 원추리 꽃처럼 미소로 반겨 맞는 미술관 주인 원종호(52·사진작가)씨와 악수만 나누고 나는 미술관 안팎의 조경과 언저리 풍경에 취해 카메라 셔터를 마구 눌렀다. 이 외진 강원도 산골에 이렇게 아름다운 미술관이 있을 줄이야.
사진 촬영을 끝낸 뒤 아담하고 산뜻한 미술관으로 들어가서 전시중인 '선' 화우회전을 둘러보고 나오자 원종호씨가 자작나무 숲 그늘 벤치로 안내했다. 미술관 구석구석 주인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는, 범상을 뛰어넘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녹색 정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