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살아 계실 때 꼭 해드려야 할 45가지>나무생각
9월 15일은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한화 장종훈 선수의 화려한 은퇴식이 있던 날이었다. 그리고 어느 일간지의 한 구석에는 '추석 같은 거 없었으면 좋겠어'라는 제명의 기사가 조용히 자리 잡고 있었다. 평범하지만 그 누구보다 위대한 우리의 부모님들 중 이젠 아버지 어머니가 아닌, '독거노인'이라 불리면서 사회복지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으며 쓸쓸하게 추석을 맞이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모시고 살기에는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그러나 분명히 자식을 둔 많은 부모님들이 사랑과 정에 굶주리며 고독과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었고,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내 생각 말고 건강하고 열심히 살아라"라며 당신들의 자식 걱정을 하고 계셨다. 비록 속전(俗傳)이기 때문에 언급할 바 못되지만 이는 완전 현대판 고려장에 다름없다.
그 분들의 자식들을 위시하여 대한민국, 아니 이 세상의 모든 아들과 딸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 바로 <부모님 살아 계실 때 꼭 해드려야 할 45가지>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읽어 봤을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통해 매일 아침 150여 만 명의 회원들과 힘찬 아침을 열고 있는 고도원씨가 부모님께 못 다한 효에 대한 회한과 지금이라도 결코 늦지 않았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아니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를 통해 전해줄 뿐 아니라 그럼으로 해서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 우리 자식들이 해드릴 수 있는 따뜻한 사랑의 표현을 담아내고 있다.
물론 그리 만만치만은 않지만 그렇다고 현실적으로 결코 어려운 것들이 아니다. 정말 쉬운 말 한마디 '사랑한다'고 말하기에서부터 물에 만 찬밥과 생선 머리, 뭉개진 딸기가 아닌, 부모님이 진정으로 좋아하시는 음식 사드리기, 부모님의 종교행사 함께 참여하기 등 지금 당장이라도 해드릴 수 있는, 그러나 대다수의 아들과 딸들이 제대로 한번 해드리지 못한 쉽고도 어려운 *45가지를 소개한다.
'지금 만약 부모님께서 살아 계시다면, 당신은 정녕 행복한 사람이다. 두 분 중 한 분이라도 살아 계시다면, 이 또한 행복한 사람이다. 당신에게 아직 기회가 남아 있으니깐.'
잘 해드리고 싶어도 이제는 영원히 부모님이 곁에 계시지 않는다는 사실에 무력감을 느끼곤 한다는 고도원씨의 자조 섞인 이 말이 이 책을 읽는 세상의 모든 아들과 딸들에게 그 어떤 말보다 뼈저리게 와 닿을 것이다.
어버이 살아실 제 섬길 일란 다하여라.
지나간 후면 애닯다 어이하리.
평생에 고쳐 못할 일은 이뿐인가 하노라.
송강 정철의 시조가 새삼 가슴을 저미는 이 순간, 작은 다짐을 해 본다. 오늘 저녁 퇴근길에는 부모님이 좋아하시는 포도를 꼭 사 들고 가겠노라고~. (나무생각 / 9500원)
[에세이] TV동화 행복한 세상 (가족) – 박인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