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 딸기를 우유나 요구르트, 선식과 함께 갈아 마셔도 좋아요.이효연
그러고 보니 요즘은 제철 과일이 나왔다가 '끝물' 소리를 듣고 들어가는 주기가 예전에 비해 정말 빨라진 것 같다. 어릴 적 기억으로는, 무척 더웠던 초여름에 딸기밭에 놀러 가서 잔뜩 열린 딸기를 따먹었던 것 같은데….
'빨리빨리'를 외치며 무슨 속도전을 벌이는 양 분초를 다투면서 다들 바쁘게 살다 보니 과일을 먹는 시기마저도 덩달아 빨라진 모양이다. 계절 과일을 맛보고, 내 놓는 것도 남에게 하루라도 뒤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인지 소비자도 생산자도 급하고 바쁘다.
넋 놓고 앉아 옛날 생각을 하며 '이제쯤 00가 한창이겠구나, 한 번 먹어 볼까?' 하는 태평한 자세(?)로는 제철 과일 한 쪽 입에 넣기 어려워진 세상이 된 것 같다. 여기서도 서두르지 않았다가는 그나마 '끝물' 딸기마저 못 건질 것 같다는 생각에 부랴부랴 골라 만원 한 장에 커다란 딸기 세 상자를 살 수 있었다.
'얼른 집에 가서 딸기를 손질해 두어야겠다'고 생각하니 공연히 바쁜 마음에 액셀러레이터를 밟은 발에 힘이 주어졌지만 그냥 슬며시 놓아버렸다. 오래간만에 푸짐하게 딸기를 챙겨 든 넉넉한 마음 덕분인지 아니면 이제 갓 초입에 들어선 황금의 계절 5월도 딸기마냥 한껏 즐기기도 전에 끝물을 타고 빨리 지나가버리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